(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금융 디지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며 디지털 금융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재는 7일 경주에서 열린 'APEC 2025 디지털 금융 워크숍' 개회사에서 "금융 디지털 혁신의 물결은 이제 막을 수 없는 추세"라며 "바람의 방향은 바꿀 수 없지만 돛의 방향은 조정할 수 있다는 말처럼 디지털 혁신이라는 거대한 바람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앞으로 쭉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디지털 혁신과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금융 분야에서도 금융과 비금융 산업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빅블러'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며 "특히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과 네오뱅크 등 핀테크 급성장으로 금융 생태계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부총재는 디지털 혁신이 금융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소규모 핀테크 업체들도 특정 기술력만 보유하면 금융업에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금융상품 생산·거래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금융 서비스가 기능별로 분화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빅테크 기업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활용한 금융 플랫폼을 통해 전통 은행보다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 단기간에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재는 디지털 금융 혁신에 따른 리스크도 경고했다. 그는 "SVB(실리콘밸리은행) 사태는 금융 디지털 혁신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디지털 금융 혁신으로 서비스가 분화·재결합되는 과정에서 규제 차익이 발생하고 데이터 보안·개인정보 침해 등 새로운 리스크가 수반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통 금융과 비금융 부문 간 규제 격차로 인한 부작용에 주의하고 국경 간 규제 격차의 파급효과도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AI 규제와 관련해 "한국은 EU에 이어 두 번째로 AI법을 제정했으며 2026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라며 "투명한 규제 체계는 AI의 건전한 발전과 윤리적 운영 신뢰성 보장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 부총재는 국제 협력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혁신 관련 리스크는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며 "BIS와 각국 중앙은행이 설립한 사이버 복원력 조정 센터나 G7의 글로벌 AI 파트너십 같은 협력 모델을 APEC에서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워크숍은 '은행의 디지털화가 금융 혁신 및 포용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APEC 회원국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에서 개최됐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 [한국은행 제공. 재판매 금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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