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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주 소각 선수 친 영풍…가열되는 고려아연 '명분 싸움'

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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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은 공개매수로 취득한 자사주 다섯 달째 미소각

최윤범 회장, MBK '홈플러스 사태'·영풍 실적 부진 공격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010130] 경영권 확보를 추진하는 영풍[000670]이 보유한 자기주식 전량을 내년까지 소각하기로 했다.

가처분 승리와 동시에 행동주의 펀드가 요구해 온 주주친화정책 실행을 발표한 것인데,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투자자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맞선 최윤범 회장 측은 MBK가 초래한 '홈플러스 사태'와 영풍의 부진한 영업 실적을 강조하며 여론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 석포제련소

[출처: 영풍]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어 보유한 자사주 전량을 내년 3월까지 소각하기로 결의했다.

구체적인 소각 시기와 시기별 소각 규모는 향후 개최될 이사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영풍은 "특정 주주의 사익을 위한 자사주 활용 가능성을 차단해 주주들에게 직접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영풍은 지난 10여년 동안 6.62%의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보유해왔다. 이런 영풍이 고려아연에 제3자 처분을 차단하기 위한 자사주 소각을 요구하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지난해 11월 영풍에 대한 캠페인을 공개하면서 "자사주를 보유 중임을 잊었거나, 상장사로서 소액주주가 있음을 잊은 것이 아니라면 발생할 수 없는 모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영풍이 자사주 전량 소각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데에는 지난 7일 가처분 판결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앞서 영풍·MBK가 신청한 고려아연 임시주총결의 효력정지 및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사건에서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한 모든 결의의 효력을 정지하고, 최 회장 측 사외이사 7인의 직무집행을 정지했다.

이렇게 되자 과반에 가까운 고려아연 의결권(약 47%)을 보유한 영풍·MBK는 향후 열릴 정기주총 및 임시주총에서 새로 이사를 대거 선임해 이사회를 장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영풍이 자사주 전량 소각을 발표하자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이란 측면에서 영풍은 최윤범 회장 측보다 한발 앞서게 됐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MBK의 공개매수에 맞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취득할 자사주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때 취득한 자사주 9.85%를 아직 소각하지 않은 상태다.

이에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해당 자사주를 우호 주주에게 처분해 의결권을 되살릴 것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영풍·MBK는 지난해 12월 법원에 고려아연 자기주식 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가 향후 처분 행위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자진 취하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소각이 지연되자 고려아연 정기주총에 자사주 소각 의안을 상정하라는 가처분을 냈다가 지난 7일 기각당하기도 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소각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라며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풍·MBK와 최윤범 회장 사이 갈등의 또 다른 전선은 경영 능력을 둘러싸고 전개되는 중이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이 100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로 성과를 증명했지만, MBK와 영풍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전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MBK의 포트폴리오 기업인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을 겨냥해 "MBK는 투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핵심자산 매각과 구조조정을 강행하며 경쟁력을 훼손하더니, 이후 경영이 악화하고 매각이 어려워지자 법정관리로 단숨에 손을 떼는 무책임하고 비상식적인 행태로 시장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비판했다.

또 영풍에 대해서도 환경 규제 위반에 따른 석포제련소 조업정지와 영업 적자 지속 등을 계속해 지적하고 있다.

이에 영풍·MBK는 최윤범 회장이 자리보전을 위해 여러 차례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자신들이 주주가치를 제고할 적임자라고 맞섰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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