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한상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심에서도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삼성증권도 숙원 과제인 발행어음 사업에 8년 만에 재도전할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이 사건을 대법원에 상고해 다시 한번 유무죄를 따질 계획이나, 지난 2021년 개선된 금융당국의 인허가 심사 제도로 삼성증권의 발행어음업 라이선스는 추가 재판을 기다리지 않고 '속도전'이 가능해졌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발행어음 인가를 위한 내부 회의체를 구성했다.
삼성증권의 자기자본은 이미 2017년 발행어음의 인가 기준인 4조원을 충족했다. 다만 '빅5' 중 유일하게 사업 인허가를 받지 못했다.
당시 삼성증권은 2017년 기준을 충족하자 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했지만, 당국은 심사를 보류했다.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23.39%를 보유한 삼성생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에 대한 특수관계인으로 분류된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이 회장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 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어 삼성증권은 2018년 '유령주식 배당사고'가 발생하며 영업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최대주주 리스크에 더해 2년간 신사업 진출이 제한됐다.
이후 2020년 9월 검찰이 이 회장을 부당 합병·분식 회계 등의 혐의로 기소했고, 삼성증권을 둘러싼 대주주 건전성 이슈가 지속해 발행어음 인가에 발목을 잡게 됐다.
이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복귀는 미뤄지고 있다. 3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는 사법리스크가 걸림돌이 됐다. 업계에서는 검찰의 상고로 대법원판결 이후 이 회장의 이사회 복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다만 삼성증권의 경우엔 발행어음 인가에 걸림돌이 됐던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사실상 해소됐다.
4년 전 금융당국은 금융회사의 신규 사업 인허가 및 승인과 관련한 심사제도를 개편하면서, 검찰 기소로 인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1·2심 모두 무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심사를 재개하도록 했다.
금융당국은 그간 금융업 신규 인허가와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 시 형사소송 또는 검찰·금감원 등 관련 기관의 검사가 진행 중인 경우 심사를 중단했다. 2017년 삼성증권 역시 공시를 통해 "지난 7월 금융당국에 신청한 발행어음 사업 인가와 관련해 대주주의 재판절차가 진행 중인 사유로 심사가 보류될 것임을 금융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당국은 당시 일관성 있는 심사 중단 여부를 결정하고, 금융사의 신사업 추진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편했다. 형사절차에서는 강제수사 일로부터 1년이 지났는데도 기소가 되지 않았거나,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이 확정된 경우 심사가 재개될 수 있다. 삼성증권의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행정절차에서는 금융위·금감원·국세청·공정위의 검사가 착수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제재 절차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에도 심사를 재개한다.
실제로 금융위는 인가 심사 신속화를 위해 제도를 손보던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이슈가 있었던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허가했다. 당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공정거래법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는데, 2심까지 무죄선고를 받았다. 당국은 검찰의 대법원 상고에도 불구하고 인가 심사를 재개했다. 통상 3심까지 보고 결정하던 관행을 깬 결단이었다.
다만 금융위의 판단이 이와 달리 이뤄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러한 원칙은 판단의 핵심 기준으로 작용할 뿐, 반드시 기속될 필요는 없다는 점을 알렸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은 발행어음업에 더해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진출도 준비 중이다. 발행어음업 인가에 속도를 내야 하는 배경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업 관련 경험 없이 IMA 사업에 뛰어들긴 힘들다"며 "리테일의 자금을 운용해 수익률을 돌려주면서도 역마진을 내지 않는 운용 경험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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