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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버블 25주년…"美 고용 시장, 90년대 후반과 비슷"

25.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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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버블 25주년…"美 고용 시장, 90년대 후반과 비슷"



미 일리노이주 소매점의 구인 간판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미국 고용 시장이 25년 전 닷컴버블 붕괴 당시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20일 닷컴버블 붕괴 25주년이 다가온 가운데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1990년대 후반을 회상하며 불안한 마음으로 현재 미국 경제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 노동시장 정책연구기관 임플로이 아메리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프레스턴 무이는 9일(현지시간) "현재 고용 시장의 상황은 1990년대에 일어난 일과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1999년 전 세계는 연구개발(R&D) 지출을 크게 늘렸으며 새로운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당시 월드와이드웹은 개발자들에게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개인용 컴퓨터의 폭발적인 사용 증가는 1990년대 경제 전반에 걸쳐 성장을 촉진했다.

2000년 3월 20일에는 버블이 터졌다. 투자자들은 기술주에 대한 투매에 나섰다. 당시 나스닥지수는 역사상 세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오늘날 전 세계 금융시장에 불고 있는 인공지능(AI) 열풍도 이와 비슷하다.

AI는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장을 열며 주식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했다. 일각에선 이 열풍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올해 초 중국 기업 딥시크는 미국 빅테크에 비해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챗GPT의 경쟁 제품을 개발했다. 이 소식은 미국 기술주에 충격을 줬다. 일부 투자자들은 AI에 대한 과잉 투자를 시사하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무이는 "굳이 버블이라는 단어는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AI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면 2000년 닷컴 버블이 전 세계 경제에 큰 위협이 됐던 것과 마찬가지로 지금의 경제에도 많은 위협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2000년 닷컴 버블이 붕괴하기 직전인 1990년대 후반은 미국 고용 시장의 전성기였다.

견고한 임금 상승세와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 기술 수요의 급증 등 삼박자가 맞물리며 미국 고용 시장은 호황을 유지했다.

온라인 채용 플랫폼 스텝스톤 그룹의 노동 경제학자 줄리어스 프로브스트는 "1990년대 미국은 완전 고용에 가까웠던 시대"라며 "그 시기는 근로자들에게 가장 훌륭한 고용 시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오늘날 미국의 노동 시장 역시 안정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브스트는 "오늘날 경제 지표들도 건전한 고용 수준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큰 경제 충격이 없는 한 당분간은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보다 15만1천명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16만명 증가에는 못 미쳤지만, 직전달 수치인 12만5천명보다는 많아졌다.

2월 실업률은 4.1%로 전문가 예상치 4.0%를 소폭 상회했지만, 완전고용에 가까운 상태를 유지했다.

현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는 4.50%다. 무이는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수준 역시 1999년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립자인 레이 달리오도 또다른 불황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고금리 위험시기에 AI 관련주의 높은 가격이 거품을 찔러버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버블이 터지면 그 파급 효과로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수 있음을 경계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은 1998~1998년과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을 확실히 바꾸고 성공할 주요 신기술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를 투자의 성공과 혼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일자리가 타격을 받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한 연구팀은 AI를 20세기 노동시장을 뒤흔든 증기기관이나 전기와 같은 기술에 비유했다.

이들은 연구 논문에서 챗GPT 같은 도구가 고도로 숙련된 지식 근로자를 일부 대체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하버드 연구진은 "저임금 및 중간 임금 직종의 고용은 감소하는 반면, 고임금 직종의 고용은 증가할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고용 시장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빠른 변화의 속도가 미래에도 지속될 것인지 여부"라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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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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