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간밤 대외금리 하락에 연동되면서도, 국내 정치 리스크를 경계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간밤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미 국채 금리가 급락했다.
주말간 전해졌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기 침체에 대한 견해가 시장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경기침체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부인하지 않은 채, "우리가 부(富)를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 큰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과도기가 있고 시간이 다소 걸린다"고 답했다.
관세 정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단기적인 경제 타격은 감내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면서, 경기침체 우려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고조됐다.
이러한 소식이 곧바로 전해졌던 아시아장에서는 미 국채 금리의 하락폭이 1~2bp 수준으로 그리 크지 않았는데, 런던장을 거치며 급락했다.
여기에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마이너스(-)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미래의 관세에 대한 불안심리가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는 매우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소비자 심리 또한 악화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발표한 지난 2월 소비자기대 설문(SCE)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재정 상황이 다소 또는 훨씬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응답자의 비율은 27.4%로 집계됐다. 이는 1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3.1%로 전달보다 0.1%포인트 올랐다. 3년과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모두 3.0%로 변화가 없었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 금리는 10.8bp 급락한 3.8940%, 10년 금리는 9.1bp 하락한 4.2150%로 나타났다.
런던장에서는 독일 국채 10년 금리마저 6거래일 만에 하락하며 이같은 분위기에 힘을 보탰다.
지난주 독일 국채 금리 급등을 이끌었던 헌법의 '부채 제한(debt brake)' 조항 완화 등으로 인한 재정지출 확대 전망에 다소 제동이 걸린 탓이다.
차기 연립정부 구성 협상 중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이 추진하는 '부채 제한' 조항 완화에 대해 녹색당이 반대 입장을 밝힌 영향이다.
이들은 이달 25일 새 연방의회가 출범하기 전에 관련 헌법 개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인데, 이를 위해서는 녹색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독일 국채 10년 금리는 0.58bp 내린 2.8366%로 나타났다. 장중 2.7684%까지 하락하기도 했으나, 낙폭이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의 경우 전일 장 막판에 로컬 등을 중심으로 한 매도 움직임으로 상당히 밀린 바 있어, 간밤 글로벌과 궤를 같이하고자 할 수 있어보인다.
다만 이번주 내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시장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것은 경계감을 키운다.
지난주 말 윤석열 대통령이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전격 석방되면서, 시장은 이르면 이번주 금요일로 예상되는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선고일 2~3일 전에 일정을 공개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이나 내일쯤 선고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기일은 각각 선고 3일 전, 이틀 전에 공지됐다.
다만 선고기일이 다음주나 이달 말까지 1~2주 늦춰진다면, 그 기간 동안 시장 내 불확실성은 더욱 가중될 수 있고 채권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전일에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을 앞두고 시장 포지션에 확신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이 강하면서 호가가 얇은 장세가 이어지기도 했다.
경계심에 시장이 밀린다면 다른 구간 대비 통상 상대적으로 강한 국고 30년물의 영향으로 장기 구간에는 플래트닝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우선은 이날 장중 선고일정이 발표될지에 관심이 모일 듯하다.
한편, 전일 열린 국정협의회에서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편성하는 데 합의하고 이를 위해 여야 정책위의장, 예결위 간사 등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를 꾸리는 것에는 뜻을 모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민의힘은 오는 4월 초 정부 추경안 제출을 목표로 협의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 편성 시기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할 수 있어 보인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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