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증 참여로 350억 투자…채권으로 주식납입금 상계
'채권자'에서 '주주'로…협업 시너지 꾀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SK시그넷이 새로운 2대 주주를 맞는다. 일본의 종합상사 마루베니(Marubeni Corporation)가 주인공이다.
기존에 SK시그넷의 채권자였던 마루베니는 회사의 성장과 기업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로, 돈을 돌려받는 대신 주주 합류를 결정했다.
글로벌 사업에서의 협업 확대 등 사업적 시너지를 꾀하는 것은 물론, 이사회 참여 가능성도 열려 있다.
[출처:SK시그넷]
11일 SK시그넷[260870] 등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1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실시를 결의했다.
신주 1천240만1천290주(보통주)를 발행해 SK㈜와 마루베니에 각 951만1천206주, 289만84주씩 배정하는 제삼자 배정 유증이다. 금액 규모로는 1천150억원과 350억원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운영자금 확보 목적이다. SK시그넷은 조달한 자금을 전기자동차 충전기 제조를 위한 원재료 매입에 쓸 예정이다. 또한 전기차 충전기 사양 업그레이드 및 라인업 확대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기존 제품 품질 개선 대응에도 투입한다.
눈에 띄는 건 납입 방식이다. 기존 최대주주인 SK[034730]㈜는 다음 달 30일에 1천150억원을 현금으로 납입한다.
반면 마루베니는 현재 보유한 SK시그넷 채권을 주식납입금으로 상계해 출자 전환한다. 회사와의 관계가 '채권자'에서 '주주'로 바뀌는 셈이다. 마루베니가 SK시그넷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연합인포맥스]
이에 따라 유증 후 주요 주주 구성이 달라진다.
최대주주인 SK㈜ 지분율이 기존 51.45%에서 62.96%(우선주+보통주)로 늘어나고, 마루베니가 지분 10.67%를 쥔 2대 주주로 올라선다. 리오인베스트먼트(3.69%)와 창업주 황호철 전 대표(3.53%)는 3대, 4대 주주로 한 단계씩 밀린다.
마루베니는 2대 주주가 된 이후 SK시그넷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다. 양측은 현재 해당 사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통상 재계 기업들은 투자의 대가로 이사 지명권 등을 보장하곤 한다.
SK시그넷 관계자는 "마루베니가 이사회에 참여할 지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SK시그넷 이사회는 작년 말 신임 수장에 내정된 김종우 대표를 비롯해, 신창호·서영훈 기타비상무이사, 김완영 감사 등 사외이사를 제외한 멤버 모두가 SK그룹 측 인사로 구성돼 있다. 기존 2대 주주인 리오인베스트먼트 측은 이사회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SK시그넷 관계자는 "마루베니는 당사의 미래 성장과 기업 가치 상승을 예상, 출자 전환을 통해 지분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채권자에서 주요 주주로 전환됨에 따라 해외 시장 확장과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함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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