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손지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 둔화를 감수하더라고 관세 강공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면서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채권시장의 전문가들은 11일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 부상하는 데 따른 국내 채권 금리의 하락세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의 둔화 우려가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본격 논의되는 상황은 금리의 낙폭을 제어할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밤 미국 금융시장에서 나스닥지수가 2022년 9월 이후 최대 하루 하락률(4%)을 기록하는 등 주가지수는 폭락했고, 국채 금리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주가지수의 낙폭에 대해 "공정하게 말하면 '많이'는 아니다"라며 관세 강공 모드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여파다. 관세 정책에 따른 미국 경제의 침체 우려에 불을 지폈다.
이에따른 국내 채권 강세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국내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나스닥이 이 정도까지 폭락하면 포지션 상 채권 '롱(매수)'을 들고 가자는 심리가 강할 수 있다"며 "다만 달러-원 환율이 얼마나 튀느냐에 따라서 다소 저지될 수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은 정치 이벤트가 해소되고 추경이 구체화해야 방향이 보일 수 있는데, 이번 주가 지나고 나면 좀 더 명확해질 것"이라며 "그 이후에 원화가 다소 안정되면 지속적인 채권 롱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미국의 금리 하향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 또 한 번 확인됐다"며 "다만 국내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화가 달러 강세와 유로 강세에 모두 영향받아 약해지고 있는데, 환율 변동성을 고려하면 국내는 통화정책을 쉽사리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는 추경 등 재정정책으로 넘기며 환율 안정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그렇지 않다면 환율이 지난 연말 고점을 넘어 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언급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이제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양상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 트럼프 당선과 계엄 사태 등으로 이미 침체 우려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미국 금리가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국내 금리의 경우 3년 2.5% 등 하방은 확고하게 형성될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장기는 하락할 공간이 있지만 추경 등의 불확실성이 있다"면서 "추경이 추진될 경우 중장기물이 흔들릴 수 있고, 이런 점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장기물보다 단기물 위주로 투자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도 "이창용 한은 총재가 올해 성장률이 1.5% 이하로 가더라도 이에 대한 대응은 재정의 역할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경기 둔화 우려에 따른 금리의 큰 폭 인하 기대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달러인덱스의 하락에도 1,400원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달러-원 환율 문제와 최근 강남 외 지역으로도 상승세가 확대되는 부동산 문제 등도 한은은 걱정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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