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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의 늪'…MBK·고려아연, 3월 주총도 파행 가능성

25.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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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임시 주총' 불가피…집중투표제 도입에도 '지분 확보' 관건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기자 =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영풍[000670]과 고려아연[010130] 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도 파행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의결권이 효력이 있는지를 두고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영풍-고려아연' 간 순환출자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있고 난 뒤 향후 열릴 임시 주총까지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풍은 지난 7일 보유 중인 고려아연 지분 전량(25.42%)을 신설 유한회사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했다고 공시했다.

순환출자 고리 형성과 '상호주 제한' 등으로 효력을 상실할 수 있는 고려아연 의결권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다.

◇ 영풍 "고려아연 의결권 살린다"…법적 논란은 여전

고려아연은 지난 1월 22일 임시 주총을 하루 앞두고, 손자회사 SMC를 통해 최윤범 회장 일가 및 영풍정밀이 보유했던 영풍 지분 10.3%(19만 226주)를 575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고려아연-SMC-영풍-고려아연'이라는 신규 순환출자 고리가 형성됐다.

고려아연은 상법상 '상호주 제한' 조항을 근거로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의결권(25.42%)이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MBK·영풍 측은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이 제한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와이피씨에 현물 출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와이피씨에 넘기면 '고려아연-SMC-영풍' 고리만 남게 돼 상호주 제한 조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도 논란의 불씨는 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신설 유한회사 와이피씨를 설립하고, 최윤범 회장 측 지분을 포함한 고려아연 주식을 넘긴 행위가 불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의 핵심 자산인 주식을 주주총회 의결도 없이 이사회 결정만으로 현물 출자한 행위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측 관계자는 "상법상 중요한 자산을 양도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면서 "총자산의 70.5%에 해당하는 고려아연 지분을 이사회 결정만으로 이전한 것은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에 대한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로, 3월 주총에서 행사된 영풍의 의결권이 다시 가처분 판단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영풍 측이 와이피씨를 신설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넘겼다고 해서 고려아연에 대한 영향력이 사라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영풍이 와이피씨를 신설해 고려아연 지분을 넘겼다고 하지만 결국은 영풍의 소유로 봐야 한다"면서 "순환출자를 사실상 끊지 못하고 실질적 영향력이 작용하는 것으로, 이는 법적인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2차 임시 주총에 관심…승부처는 다시 '지분 확보'

고려아연의 3월 주총 파행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업계의 시선은 향후 열릴 임시 주총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1대 주주인 MBK·영풍 연합은 40.97%를 보유하고 있고, 최윤범 회장은 우호 지분까지 34.3%를 지니고 있다.

다만, 소수주주에 유리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는 만큼 최윤범 회장은 이번 정기 주총까지는 MBK·영풍보다 많은 이사진을 확보할 수 있다.

MBK·영풍은 3월 주총에서 최 회장 측 최대 13명, 자신들은 11명의 이사를 선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최 회장 측 이사는 16명, MBK·영풍 측 이사는 14명의 상황이 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영풍의 의결권이 인정됐을 경우다.

만약, 영풍이 신설한 와이피씨가 위법이라는 판결이 나오면 3월 주총에서 통과된 안건도 효력을 잃을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향후 임시 주총을 대비한 지분 확보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시 주총 이전 주주명부 확정 시일까지 양측이 추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장내 매입을 할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로 최윤범 측은 전일 고려아연 주식을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수로 최 회장의 고려아연 지분은 지난해 12월 4일 362만3천579주(17.50%)에서 373만4천893주(18.04%)로 늘었다.

최 회장 측 고려아연 지분은 34.35%로 영풍·MBK 연합(40.97%)보다 6% 이상 낮았지만, 이번 취득으로 지분 차이는 5%대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중투표제가 도입됐지만, 분쟁이 길어지면서 결국 지분을 더 확보하는 쪽이 유리해지는 상황이 될 것"이라면서 "영풍-고려아연의 순환출자, 영풍의 와이피씨 신설 및 주식 이전을 두고 법적 판단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지속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choi2@yna.co.kr

최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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