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국고채 입찰 담합과 관련한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격)를 국고채 전문 딜러(PD)에 발송하면서 법적 다툼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담합 혐의를 받는 PD사들은 담합이 실제로 실행됐는지 여부는 물론 담합 사실을 가정해 공정위가 산정한 부당이익과 그에 따른 과징금 부과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양측 간 치열한 법리 논쟁이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일 15개 PD사에 국고채 입찰 담합에 대한 조사 결과와 조치 내용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송달했다.
채권시장 등에 따르면 심사보고서에 명확한 부당이익 규모를 적시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사 별로 관련 매출액을 기반으로 일정 비율을 적용해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공정위는 과거 은행들의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사건에 대해서도 심사보고서에 부당이익 규모를 확정적으로 제시하지 않았다.
결국 전원회의 등을 거치면서 담합 사실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심의 절차를 종료한 바 있다. 사실상 무혐의로 끝난 셈이다
이번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은 공정위가 과연 담합에 따른 부당이익 규모를 얼마로 볼 지 여부다.
일단 공정위는 3년간 담합이 실행됐다고 보고 PD사들이 그 기간에 낙찰받은 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에 맞춰 관련 최대 20%의 비율을 곱해 과징금을 산정할 수 있다고 심사보고서에 적시했다.
관련 매출액은 위반 사업자가 위반 기간 특정 거래 분야에서 판매한 관련 상품이나 용역의 매출액 또는 이에 준하는 금액을 의미한다.
공정위가 과징금 부과 가능성을 심사보고서에 담은 것은 담합이 있었다고 전제를 한 것이다.
실제 공정위의 조사결과가 향후 전원회의에서 고스란히 받아들여진다면 PD사들에게 부과할 수 있는 과징금 총액은 조 단위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PD사들이 '골대를 세우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정보 교류가 있었는지를 유심히 들여봤던 것으로 전해진다.
골대를 세우는 것은 실제 인수가 아닌 데도 PD 평가 점수를 받는 경우에 해당한다.
최고 낙찰금리에 인접한 구간에 응찰하면 이 물량의 일부(현행 50%)를 인수 실적으로 인정한다. 호가로 제시하는 금리 구간을 골대 세운다고 표현하는 셈이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면 전체 매출액보다 매출액에 '금리 차'를 곱한 값을 부당이익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적절한 정보 교류를 통해 시장 수준보다 높은 금리를 썼다면 정상 금리와 차이를 통해 부당이익을 추정하는 게 합리적이란 이야기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매출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면 열심히 PD 업무를 한 기관일수록 손실이 커진다"며 "이대로 처벌이 이뤄지진 않을 것으로 보지만 대응하는 입장에선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향후 금융사들의 의견서를 받아 검토한 뒤 전원회의에 상정해 최종적인 위법 여부를 판단받고, 제재 수위도 확정할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심사보고서 발송과 제재 수위 관련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hwroh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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