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증권 이어 다올증권 CEO로…인생 경영서 '성공, 꿈꾸지 말고 훔쳐라' 출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매해 겨울과 초봄 사이, 숫자로 찍히는 성과와 그에 따른 인력 이동에 증권업계는 늘 분주하다. 몰아치는 시장과 업계의 변화 속, 10여년간 사령탑의 자리를 지키는 건 판타지에 가깝다.
그런데도 업계의 역사를 같이하며 13년여간 가장 높은 자리를 지키는 거물이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한 치도 밀려나선 안 되는 시기, 업계에서는 백전노장의 전략에 귀를 기울인다.
임재택 대표는 CEO 전문가라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커리어를 보여줬다. 그는 1987년 당시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증권업계에 입문했다. 마케팅본부장을 거쳐 2010년부터는 아이엠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아이엠증권에서 마케팅본부장, 경영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2013년 첫 번째 CEO 생활을 시작한다. 회사의 매각 소식이 퍼지며 뒤숭숭한 사내 안팎을 정돈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아이엠투자증권이 메리츠증권에 인수되기 전까지, 길지 않은 2년여 기간 대표직을 수행했다.
임재택 대표의 두 번째 행선지는 한양증권이었다. 재직기간 내 최대실적을 내고, 자본력을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여주며 '미다스의 손'이라는 타이틀을 챙겼다. 임 대표 취임 당시 2천600억원 수준이었던 한양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늘었고, 임기 중 최초로 영업익 1천억원을 넘기기도 했다.
7년여간 한양증권을 이끌어 온 만큼, 임 대표가 회사에 느끼는 애착도 남다르다. 그만의 경영 철학이 정립된 곳도 한양증권이다. 이 시기 그의 생각은 최근 출간한 자서전 '성공, 꿈꾸지 말고 훔쳐라'에 녹아들었다.
임 대표는 '1인치 전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개인으로서의 성공에서도, 조직의 경영에서도 한 끗 앞서있는 전략이 큰 그림을 결정한다는 의미다. 삶의 단계를 계절별로 나눈 이 책에서 그는 자신만의 한 끗 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책에서 자신의 경영 철학, 3M을 소개했다. 3M은 사람(Man), 돈(Money), 작동원리(Mechanism)다.
임 대표는 "당시 맨과 메커니즘으로만 승부를 걸어야 했다"며 "성공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는 맨 못지않게 메커니즘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의 3M 전략은 한양증권에서도 빛을 발했다. '밑바닥부터 바꾼다'는 신조로 임 대표는 한양증권의 조직을 세분화하고, 확대했다. 실력 있는 인재(Man)를 잡아두기 위해 성과보수 체계, 조직문화도 손봤다.
구성원에게 회사의 메커니즘 변화를 설명하는 데에도 직접 나섰다. 2022년부터는 전 직원 면담 프로그램 '돌체'를 만들어 450명의 전 직원과 사장이 직접 면담을 진행했다. 130여일간 매일 아침 7시, 한 부서당 2시간의 시간을 할애했다.
임 대표는 매달 사내 인트라넷에 CEO 스피치를 올렸다. 회사의 비전과 청사진을 그린 CEO의 메세지를 생생하게 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80여개월 동안 매달 그가 올린 CEO 스피치의 전문은 총 2천페이지가 넘는다.
그는 "(CEO 스피치는) 누굴 시키거나 아무 도움도 받지 않고 직접 집필했다"며 "CEO로 있으면서 인테그리티를 유지하려 늘 노력했다"고 회상했다.
두 발로도 직접 뛰었다. 대표로서 외부 일정에 참석하는 데 더해, 사내 모든 조직 프로그램에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는 CEO가 된 후 스스로 '사생활은 없다'고 말한다.
임 대표는 "나에게 달리기는 종교와도 같다"며 "인생의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견디게 한 건 달리기와 독서였다"고 설명한다.
그는 "나이 70을 바라보는 CEO가 30대 초반의 젊은 친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두권을 유지해 뛴다는 건 쉽지 않다"며 "정말 혼신을 다해 일하고 조직 구성원들과 함께 뒹굴어 하나가 되고자 했다"고 썼다.
임 대표의 새로운 행선지는 다올투자증권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이사회에서 임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오는 21일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된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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