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로 부동산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신중론'을 고수하고 있다.
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강남권 부동산 매물들의 호가가 수억원씩 뛰었지만, 현 상황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칠 지, 실제 거래로 이어져 가계부채 확대의 트리거로 작용할 지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2일 "토허제 해제가 가계부채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2~3월 모두 기존 월별 목표치 내에서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2월 말 기준 736조7천519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931억원 늘었다.
지난 1월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의 가계 월별·분기별 관리를 예고하면서 전월 대비 4천762억원 감소했던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10개월 만에 줄었던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셈이다.
전문가들은 토허제 해제와 기준금리를 반영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향 조정, 계절적 수요 등이 맞물리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는 집 값 상승 우려에 직접적인 '불씨'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의 타이트한 가계대출 관리 기조로 서울 내 부동산 거래 또한 연착륙 추세를 이어왔지만, 서울시의 토허제 해제 이후엔 호가 상승·매물 잠김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잠삼대청'을 중심으로 강남권 매물들의 호가가 뛰면서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만, 2억~3억원씩 뛴 호가가 실제 거래로 연결돼 시세가 될 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금융권이 기준금리를 반영해 대출금리를 내리고 있는 점도 토허제 해제와 맞물려 리스크를 키우는 부분이다.
뛴 호가를 바탕으로 신고가 거래가 속출할 경우, 부동산이 다시 상승 국면에 돌입했다는 확고한 시그널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3%대의 낮은 주담대 레벨을 바탕으로 '영끌'과 '패닉바잉'(공포매수) 수요가 다시 급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 5년 주기형 주담대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p) 낮추기로 했다.
농협은행 또한 6일부터 비대면 주담대와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대 0.4%p 인하하는 조처에 나섰다.
주담대 금리 레벨 하단은 여전히 4% 안팎인 수준이지만, 향후 기준금리와 은행권 가산금리 기조가 지속될 경우 3%대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다만, 금융당국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스탠스다.
지난달 가계부채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신학기 수요'가 반영된 측면이 컸고, 이후에는 다시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특히, 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계절적 수요까지 고려해 은행들에 월별·분기별·연간 관리 목표를 제시했던 만큼, 지난 2월 또한 허용 범위 내에서 가계대출을 소화했다는 게 당국 측의 설명이다.
금융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여러 이벤트들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지역별·구역별·소득별로 구체화해 들여다 보고 있다. 면밀한 모니터링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내주 진행될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토허제 해제와 주담대 금리 인하 등의 영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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