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우리나라와 일본의 초장기 국고채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저성장과 저금리의 대명사였던 일본보다 우리나라의 초장기 금리가 낮아진 것은, 그만큼 우리의 장기 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방증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고채 30년물의 금리는 이번 주 들어 일본 국채 30년물 수준보다 낮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 우리나라 30년물 최종호가수익률이 2.596%를 기록한 반면 일본 국채 30년은 2.601%로 양국 금리가 역전됐다. 이후 역전 폭이 차츰 확대되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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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30년물 금리 역전의 직접적인 배경은 양국 통화정책의 추세와 수급이 꼽힌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3월에 약 10년에 가까운 마이너스(-) 기준금리에서 탈피한 이후 차츰 금리를 인상하는 중이다.
일본은행(BOJ)은 올해 1월에도 기준금리를 0.25%에서 0.50%로 25bp 인상했다. BOJ가 반기마다 25bp 정도의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무라 나오키 BOJ 심의위원은 내년 3월까지는 기준금리를 1%까지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에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대응 등으로 3.50%까지 올랐던 기준금리는 지난 2월에 2.75%까지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로 당초 예상보다는 빠른 속도로 금리가 내려가는 중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초중순까지만 해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금리 인하가 빠를 수는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금리 인하 폭은 현재까지 연준(100bp)과 한 차례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여기에 연초 국내 보험사의 초장기채에 대한 투자가 지속해 유입된 점도 최근 30년 국고채 금리를 끌어 내린 요인이다.
이런 단기 요인도 있지만, 양국 초장기물 금리 방향이 엇갈리는 근본적인 배경은 결국 경제의 기초체력이다.
일본경제는 오랜 저성장·저물가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켜는 것으로 평가된다.
단적으로 일본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225지수는 지난해에 4만2천 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하는 등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지수는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이른바 '잃어버린 30년'이 시작된 1990년 초 기록했던 약 3만9천포인트를 지난해 이전까지 단 한 번도 넘어서지 못했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일본이 앞서 겪은 저출생 고령화가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가운데 장기간 신규 주도산업이 등장하지 못하는 등 경제의 기초 체력이 저하되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 수준인 0.7명대 출산율은 '재앙' 수준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현재와 같은 추세가 유지된다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2040년대 후반에는 연평균 약 0.6%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약 30년 후인 2050년대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가 결국은 장기 금리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우리가 일본보다 저출생과 고령화가 더 심각한 데다 이제부터 겪게 될 문제"라면서 "이에 대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jwoh@yna.co.kr
오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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