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자금사용 목적 항목에 유상증자 배경·주주권익 보호 사항 기재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SDI가 금융감독원의 중점심사제 1호 대상자가 된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말부터 자금조달 계획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뒀으나, 당국과의 소통 끝에 잠시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사이 금융감독원은 대규모 유상증자를 좀 더 촘촘히 살피는 '중점심사제'를 도입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삼성SDI가 제출한 2조원 규모의 주주배정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첫 중점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삼성SDI가 내부적으로 유상증자 계획을 마련한 건 지난해 12월께다. 당시 삼성SDI는 유증 규모와 방법, 딜을 맡아 줄 주관사단을 꾸리고 당국의 문을 두드렸다.
다만 당시 이수페타시스, 현대차증권 등이 대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소액주주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었다. 금융감독원은 두 회사에 정정 신고를 요구하며 투자자 보호 조치를 요구하는 등 제동을 걸기도 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유증 심사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 사이, 삼성SDI가 유증 계획과 관련한 물밑 소통을 진행한 셈이다. 당시 계엄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점도 철회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제도를 손본 뒤 지난 달 말 중점심사제를 도입했다. 중점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준을 7가지로 제시했다. 금감원은 주식 가치 희석화 우려, 일반주주 권익 훼손 우려, 재무위험 과다, 주관사 주의의무 소홀 등을 판단한다. 투명한 기준과 절차를 제시해, 기업 입장에서도 조달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고유 결정인 자금 조달 적절성 여부를 금감원이 결정하는 것이냐며 반발이 거셌으나, 금감원은 당시 유상증자와 관련해 투자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고수했다.
이후 첫 대규모 유상증자가 삼성SDI다. 삼성SDI가 밝힌 유상증자 모집액은 예정 발행가액(16만9천200원)을 기준으로 2조원 수준이다. 2023년 한화오션의 2조원대 유증 이후 최대 규모다.
우선 규모 면에서 금감원의 중점 심사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할인율(16%)이나 주식 희석률(16.8%)은 과도하다고 하기 어렵지만, 조 단위의 자금 조달이 진행되는 만큼 면밀한 심사가 필요하다고 본 셈이다.
삼성SDI도 오랜 기간 유증을 준비해 온 만큼 증권신고서에도 금감원의 요구 사항을 담았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증권신고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자금의 사용 목적 항목에 유상증자의 배경과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한 사항을 기재했다. 그간 증권신고서에서는 두 항목이 필수적인 항목은 아니었다. 다만 금감원이 지난해 연말부터 유상증자에 대한 세부 사항을 증권신고서에 담기를 요구하면서 신설됐다.
지난해 11월 말 처음으로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현대차증권도 두 달간 신고서를 정정하며 이 부분을 보강하는 데 힘썼다. 당시 현대차증권은 유상 증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과 소액주주와의 소통 기록을 추가했다.
삼성SDI 또한 이러한 변화에 맞춰 두 항목을 담았다. 삼성SDI는 신고서를 통해 "유상증자 주요 내용에 대해 주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첨부서류에 포함했다"며 "오는 19일 예정된 정기 주총에서 유상증자에 대한 설명을 진행하고, 온라인으로 중계하겠다"고 알렸다.
유상증자 결정 배경에 대해서는 재무구조 악화와 지속적인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타법인증권 취득으로 배정된 1조5천억원의 자금에 대해서도 제너럴모터스와의 합작사 투자, 유럽지역 현지법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를 통해 중장기 핵심 사업이 구체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추진 시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gepark@yna.co.kr
박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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