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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이모저모] "당국 가이드 따랐는데"…보험업계의 항변

25.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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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최근 금융당국이 보험업권의 자본규제 고도화를 예고하면서 중소형 보험사들의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당국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따랐던 보험사들은 건전성 하락에 이어 증자 등 추가 자본확충 부담에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2일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현행 150%에서 15%p 내외 낮추는 내용을 담은 '자본규제 고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규제 비율(100%)보다 50%p 여유를 둔 150% 이상을 권고해 왔다. 지난 2023년 새로운 국제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건전성 비율 유지를 위한 적립 필요 자본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후순위채 중도상환·보험종목 추가 등 인허가 관련 감독기준 '150%룰'을 여전히 유지한 것이다.

보험사들은 킥스 권고치인 150%를 넘기기 위해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앞다퉈 나섰고 이자 비용 등 재무부담이 심화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보험사들의 자본증권 발행액은 8조7천억원으로 전년 대비 272% 급증했다.

이에 금감원은 '자본의 질' 향상을 위해 150%룰을 낮추는 대신 기본자본 킥스 비율을 적기시정조치 요건으로 도입하고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다만,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는 후순위채나 신종자본증권과 같은 보완자본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보험사들은 사실상 대규모 유상증자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작년 3분기 기준 경과조치 전 기본자본 킥스비율이 50%를 밑도는 회사는 KDB생명과 푸본현대생명, IBK연금보험, IM라이프, 롯데손해보험, 흥국화재, MG손해보험 등 중소형 보험사로 추정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급격한 제도 변경으로 인해 단기간에 수천억 원 규모의 기본자본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사실상 증자를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150%룰 완화 대신 기본자본 킥스 비율 규제 강화로 결국 자본 규제가 더 엄격하게 된 것"이라며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따를수록 어려움이 가중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예컨대 롯데손보는 이번 규제 개편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롯데손보는 2019년 JKL파트너스가 약 3천700억원을 투자해 지분 53%를 인수한 이후, 지속적인 자본 확충과 경영 개선을 추진해왔다.

같은 해 10월 3천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2천800억원의 인수금융을 진행했다. 이후에도 후순위채(11회)와 신종자본증권(2회) 등을 발행해 총 9천36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그러나 당국의 자본규제 고도화로 기존에 인정받았던 보완자본이 제외되면 킥스 비율 급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한, 무해지환급형 보험상품의 해지율 조정과 할인율 현실화 등 제도 변경이 이어지면서 기본자본 자체도 감소하게 된다. 경영 불확실성이 아닌 당국의 급격한 제도 변경으로 어려움에 부닥칠 위기에 놓였다.

작년 10월 4천650억원의 리파이낸싱을 마무리한 롯데손보의 경우 금융 규제환경 급변으로 유상증자를 바로 진행하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상증자 추가 진행을 위해서는 해외 투자자들과의 협의가 필요한데, 금융당국의 잇따른 규제 강화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는 급격한 자본건전성 악화를 완화하기 위해 경과조치를 적극 활용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열린 제4차 보험개혁회의에서 금융위원회는 '가용자본에 대한 경과조치(TAC) 추가 신청 기회'를 부여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당수 보험사의 RBC(지급여력) 비율 대비 킥스 전환 시점에 자본상당액이 크게 증가한 탓에 자본감소분이 산출되지 않아 대부분의 보험사가 TAC 대상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작년 12월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킥스 관련 금융환경 급변 시 경과조치를 적극 활용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지만, 이후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자본 확충은 필요하지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적인 유상증자를 요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경과조치 적용 확대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에서는 주식위험액 증가분에 대한 경과조치(TER)와 금리위험액 증가분에 대한 경과조치(TIRR)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개별 보험사의 자본확충 필요 여부와 시기 등은 2024년 결산이 마무리된 이후 검토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부 이윤구 기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 제공]

yglee2@yna.co.kr

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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