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해외 자회사 지분으로 유동성 확보
재무지표 왜곡 지적…"등급엔 크지 않은 규모"
(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정필중 기자 = 롯데케미칼이 각종 자산을 동원해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주가수익스왑(PRS)까지 활용하고 있다.
PRS는 최근 롯데케미칼이 활용하고 있는 조달 방식 중 하나인데 미국과 인도네시아 회사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해 1조3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마련했다.
일종의 주식 담보 대출과 유사한 성격의 조달이지만 회계상 부채로 분류되지 않아 재무 지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PRS에 대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PRS로 차입금 상환, 꼼수 조달 도마 위
17일 연합인포맥스 '발행만기통계'(화면번호 4290)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잔액은 1조9천85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6천300억원) 대비 6천450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CP·전단채 잔액은 6천100억원에서 2천500억원으로 3천600억원 감소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1월 EOD 이슈가 불거진 후 채권시장에서의 조달이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은행 보증으로 EOD 위기는 넘겼지만,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투자자의 외면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케미칼이 조달 대안으로 꺼내든 건 PRS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미국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인 LCLA(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지분 40%를 활용해 6천600억원을 조달했다. 이어 지난 6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LCI(PT Lotte Chemical Indonesia) 지분으로 6천500억원을 추가 마련했다.
두 회사 지분을 활용한 PRS 계약으로 총 1조3천억원가량의 자금을 조달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를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다.
문제는 PRS 계약이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PRS는 만기 시점에 주가 변동 차익을 정산하는 구조로, 파생상품으로 분류된다.
롯데케미칼의 PRS는 만기 시점에 미매각 지분의 처분가액을 0원으로 간주해 정산하도록 설계됐다. 만기 시점까지 지분이 처분되지 않으면 롯데케미칼이 정산 부담을 질 수 있다.
사실상 부채와 다름없지만 재무 지표상으로는 부채가 되지 않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꼼수 조달로 투자자의 판단력을 흐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PRS가 부채로 잡히지 않는 터라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업 재무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파생상품으로 처리되면서 시가평가가 이뤄지긴 하지만 이조차 비상장 주식이라는 점에서 적정 가치를 평가해 반영하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PRS가 부채로 잡히지 않는다는 걸 모르는 투자자도 상당하다"며 "이러한 리스크가 반영되지 않은 채 시장에서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를 인지하게 되면 매매 시 참고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재무지표 왜곡, 신평사 입장은
재무지표는 기업의 신용등급과 조달 여건을 결정하는 주요 정보 중 하나다.
롯데케미칼의 조단위 PRS 계약이 차입이 아닌 자본성 조달로 반영되면서 이러한 재무지표 왜곡이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용평가사의 경우 PRS에 대해서도 계약의 성격을 감안해 등급 판단 등에 일정 부분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경우 이미 차입 규모가 상당한 만큼 이번 PRS가 신용등급을 좌우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10조9천571억원 수준이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PRS의 계약 성격에 따라 이를 등급에 반영할 순 있지만 롯데케미칼의 경우 이번 조달 규모가 등급 부담이 시작된 이래 늘어난 차입 대비 숫자상으로 크지 않다"며 "현재의 여건상 이 이상 얼마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한국신용평가
PRS의 계약 성격을 가늠하기 어려운 점은 신용평가 측면의 한계로 제시됐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PRS는 진성 매각인지, 구두상의 콜옵션이 들어간 성격인지에 따라 다르게 살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 지금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롯데케미칼의 경우 PRS 차입금이 유의미하게 등급을 바꿀 정도의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이 부분이 모델 등급에 영향을 줄 수준으로 가중된다면 계약 조건 등에 대한 증빙 자료 요청 등으로 등급적인 판단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ph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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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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