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우리금융에 조건부 승인 관측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이수용 기자 = 보험업계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 메리츠화재의 MG손해보험 인수 포기에 이어 우리금융지주의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자료사진]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 등급을 한 단계 하향 조정한 3등급으로 확정하고 이번 주 중 이를 금융위와 우리금융에 통보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금감원의 이번 경평 등급을 참고해 지난 1월 신청한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에 대한 자회사 편입 인가를 심사한다. 이에 경평 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에서는 경영 건전성 개선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행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은 경평 2등급 이상인 경우를 자회사 편입이 가능한 '건전한 상태'로 규정하고 있지만,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자본금 증액이나 부실자산정리 등을 통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금융위가 판단하는 경우'를 예외로 두고 있어서다.
과거에도 금융위는 지난 2004년 경영평가등급이 3등급이었던 우리금융에 조건부로 LG투자증권 자회사 편입을 승인해 준 바 있다.
금융위는 경평 등급과 심사 안건 등을 고려해 향후 조만간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위한 안건 소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자료보완 요청 등의 과정을 거친 뒤 최종 금융위 정례회의 일정을 확정, 자회사 편입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를 고려하면 금융위의 최종 인가 여부는 5월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금융은 작년 8월 약 1조5천500억원에 동양·ABL생명 인수를 결의하고, 중국 다자보험그룹 측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바 있다. 올해 8월 27일까지 금융위의 인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계약금의 10%에 해당하는 1천550억원을 떼이게 된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MG손보 매각 무산으로 소비자 불안이 심화한 가운데 동양·ABL생명까지 실패할 경우 시장의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MG손보의 경우 메리츠화재의 인수 포기로 청·파산 절차를 밟게 되면 124만명의 보험계약이 강제 해약돼 약 1천70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MG손보 노조는 정상 매각을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원활한 매각을 위해 최선을 다해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보험업계에서는 동양·ABL생명 M&A까지 실패하면 시장 불안정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롯데손해보험과 KDB생명, 악사손해보험, BNP파리바카디프생명 등 잠재적 매물이 쌓여 있는 만큼 우리금융의 동양·ABL생명 인수 성공 여부가 향후 보험사 M&A 향방에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이 인수전에서 발을 뺀 롯데손보는 비싼 몸값으로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과 건전성 악화도 부담이다. 롯데손보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급감했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59.8%로 전년 말보다 53.4%p 하락했다.
KDB생명 매각은 장기 표류 중이다.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품에 안은 이후 적자와 재무 건전성 문제로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KDB생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한 자금만 1조5천억원에 육박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당국의 생각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인수는 하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평 등급과 보험사 인수가 크게 상관없을 수 있다"며 "등급에 못 미쳐도 인수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우리금융이 국내 4대 금융지주인 만큼 보험산업 안정화를 위해 아예 인수 가능성을 막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동양생명 제공]
yg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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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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