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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집값 오른다는데…'강남3구' 착시효과?

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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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강남3구'가 주택가격을 끌어올리는 주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집값 폭등이 일종의 '착시효과'로 서울 집값 대세 상승 전환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으나, '풍선 효과'로 가격을 실제로 끌어올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가격 지수는 0.06% 하락했다.

수도권은 0.01% 떨어졌고 지방은 0.1% 하락했다.

2월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출처 : 한국부동산원]

하지만 서울은 0.18% 올랐다. 지난달 수도권과 5대광역시, 8개 도 중에서 매매가격이 오른 곳은 서울 외에 울산(0.02%), 전북(0.03%) 뿐이었는데 이 또한 서울의 상승폭과는 비교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서울 집값이 골고루 올랐던 것도 아니다. 강남구과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가 지난달에 다른 구와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상승했다.

송파구는 0.94% 올라 한 달 만에 1% 가까이 올랐다. 서초구는 0.74% 상승했고 강남구는 0.68% 올랐다.

다음으로 오른 곳은 용산구로 0.24% 상승했으나 강남 3구의 오름폭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서울 내에서도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도 지난달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이었다.

주간 주택가격지수 동향 흐름으로 봐도 수도권은 거의 주택가격지수가 그대로였고 지방은 오히려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나, 강남권만 다른 지역과의 지수 격차를 벌였다.

주간 주택매매가격지수

[출처: 한국부동산원]

서울 집값도 상승세를 나타내기는 했으나 강북권보다는 강남권을 따라가고 있어, 강남이 서울 집값을 끌고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강남 3구가 폭등하니 서울을 포함해서 수도권 집값이 오르는 것과 같이 통계는 나타나고 있으나, 실상은 소수의 사람만 집값이 오른다고 느끼고 대다수는 집값이 상승하는 것을 체감하지 못하게 되는 셈이 됐다.

이렇게 강남3구만 유별나게 오르는 것은 원래부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는 있었으나 금융규제 등을 통해 묶였는데,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규제 완화 이후 고삐가 풀리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주택 등을 거래할 때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직접 거주 목적 등이 아니면 매수할 수 없도록 설정한 구역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임대를 놓거나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일명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원래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대치동과 삼성동, 청담동 등 강남구 일대와 잠실동 등 송파구, 압구정동 등 강남구, 여의도, 목동 등이 있었는데 이를 풀어버린 것이다.

한국부동산원도 "송파구는 잠실·신천동 주요 단지 위주로, 서초구는 잠원·서초동 위주로, 강남구는 대치·청담동 위주로 상승했다"고 밝혀 정확하게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푼 지역과 집값이 폭등한 지역이 지난달 일치했다.

처음에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운을 띄우자 올해 1월 집값이 꿈틀대다, 2월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풀려버리자 눌려왔던 수요의 고삐가 풀려버린 것이다.

그래서 규제 완화로 인한 강남 3구의 국지적인 현상으로 인해 지표상으로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보이나, 실상은 서울 빼고는 집값이 제자리인 상태에서 주택 시장 참가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경기가 좋고 다 오를 때면 지방 집값도 올라가니 지방 부자들이 지방에 투자해도 되나, 지금은 서울 강남만 살아남을 것 같으니 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며 "부동산이 상승장으로 진입된 것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현재 강남3구 이후에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지역도 집값이 꿈틀대고 있으며, 수도권 지역도 낙폭을 줄이는 상황에서 강남3구의 상승 움직임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는 진단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강남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마용성 지역도 꽤 오른 상황이며, 4월과 5월까지 거래량 증가가 이어진다고 하면 상승세가 강남 근방으로도 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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