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미 1단계 보복관세 연기…"4월 중순 일괄 부과할 것"
(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다음 달 1일부터 미국을 겨냥해 시행할 계획이던 보복관세 1단계 조치를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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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산하 무역위원회에 출석해 대미 보복관세를 1·2단계로 나눠 시행하지 않고 다음 달 중순에 일괄 부과하기로 했다.
그는 "4월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내용을 지켜보겠다"며 "4월 중순까지 (미국과)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지체 없이 보복관세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1단계 시행 시점을 다음 달 중순으로 미루면 "1·2단계 조치의 대상 품목을 회원국들과 한꺼번에 논의할 수 있다"며 "미국 파트너들과 해결책을 찾기 위한 협상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 대변인도 "집행위는 미국이 EU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하는 관세에 대한 보복 관세의 시행 시점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연기는 미국 행정부와 추가로 논의하기 위한 시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U 대변인은 다만 "이 같은 변화는 일정 조정에 불과하다"며 "EU가 최대 260억유로에 달하는 보복 조치를 준비하는 만큼 우리의 대응 효과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EU는 지난 12일 미국이 부과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발효되자 4월 1일과 13일에 총 260억유로(약 41조원) 규모로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EU의 1단계 조치는 버번 위스키,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등 80억유로(약 12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골자다. 2단계 조치는 총 180억유로(약 29조원) 규모로 미국 공화당의 텃밭 상품이 주요 부과 대상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자들에 관세 부담을 지우겠다는 전략이다.
그러자 트럼프는 1단계 조치에 포함된 위스키 관세를 문제 삼으며 와인을 비롯한 모든 EU산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재 반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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