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이상 매물로 나올 것" vs "지켜봐야"
[OK저축은행 제공=연합뉴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당국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충격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저축은행권의 구조조정을 위해 그간 꽉 막혀 있었던 인수·합병(M&A) 규제를 일부 손질했다.
다만 저축은행권에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 기준을 수정해 구조조정 대상 매물의 범위를 일부 확대한 것 외엔 뚜렷한 인센티브가 없는 만큼, 현재의 흐름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저축은행권의 자율적 M&A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한 시행령·인가기준 개정 사항을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통해 10곳 이상의 저축은행이 잠재 매물로 분류되고, 향후 새로운 '주인찾기' 과정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M&A 활성화 방안은 M&A 기준상 예외로 적용됐던 '구조조정 저축은행'의 범위를 확대한 것이 골자다.
부실우려 저축은행에 최근 2년간 분기별 경영실태 계량평가에서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한 경우를 포함하고, 그레이 존(Grey zone) 편입 기준을 규제비율 대비 4%p 이내로 확대한 점이 특징이다.
대형 저축은행 대표는 "특별한 변화라고는 보기 어렵다"며 "다만, BIS비율 11% 이하를 그레이 존에 편입해 M&A 가능 매물로 분류하는 부분은 향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현재 BIS비율 11% 미만인 저축은행들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총 79개의 저축은행 가운데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BIS비율이 11%에 미달하는 곳은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정도에 불과하다.
상상인의 경우 지난해 우리금융과 매각 협상에 나섰다가 막판에 틀어졌던 곳이다. 최근엔 OK저축은행과 매각을 위한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은 안국·라온저축은행과 적기시정조치 후보군에 포함된 페퍼·우리·솔브레인저축은행도 잠재 매물로 분류된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자산총액이 1조원 이상인 경우엔 BIS비율이 12% 이하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저축은행으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12% 이하로 범위를 넓혀 보더라도 추가되는 곳은 JT친애·JT·고려저축은행 정도다.
중소형 저축은행 대표는 "거론되는 곳들은 이미 시장에서 M&A 매물로 분류해 검토 작업을 끝냈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딜이 틀어졌던 곳들이 상당수다"며 "원활한 매각을 위해선 결국 매물 후보 풀(Pool)이 늘어나 가격이 수용 가능한 범위 내로 떨어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금융당국이 고강도 관리를 통해 저축은행권의 증자 니즈를 키울 경우 BIS비율도 하향 추세를 이어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매물이 등장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 평가다.
자본력을 갖춘 금융지주들의 저축은행 M&A 참여를 유도할 인센티브도 생각보다 약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이번 방안에서 지주가 저축은행을 인수할 경우 대주주 심사가 면제되는 점을 고려, 정기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는 방안도 추가했다.
다만 이는 금융지주회사법과 저축은행법 상의 논리 모순을 해소하려는 차원일 뿐, 실질적인 인센티브로 연결되긴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는 정기 심사에 따른 행정비용 측면과 편의성을 봐준 정도에 불과한 조치다"며 "이번 방안이 실제 M&A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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