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리츠 줄줄이 손실인데…신한서부T&D 비켜간 비결은
(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할인행사를 이어가며 정상화를 위해 애쓰는 가운데 일부 식품업체의 납품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2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우유는 홈플러스에 납품하지 않았다. 사진은 20일 서울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2025.3.20 seephoto@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상장 리츠(부동산투자회사)인 신한서부T&D가 MBK의 기습적인 홈플러스 기업회생 신청에도 다른 리츠와 달리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수입의 대부분을 홈플러스에 의존한 다른 리츠와 달리 입점 형태, 책임임차 약정 등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이 효과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됐다.
21일 연합인포맥스가 홈플러스를 편입한 5개의 리츠를 분석한 결과 신한서부T&D리츠에 담긴 홈플러스는 인천에 위치한 대규모 쇼핑몰인 스퀘어원 지하에 입점한 형태로, 별도 건물의 홈플러스 한 지점에서만 임대료를 받는 다른 4개의 리츠와는 구조가 달랐다.
이런 특성으로 신한서부T&D리츠의 임대료 수입 중 홈플러스의 비중은 28%에 그쳤다. 여기에 더해 스퀘어원 이외에 나머지 증권으로부터 발생하는 수입까지 고려하면 전체 리츠 수입에서 홈플러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6%까지(연결재무제표 기준) 줄어든다.
아울러 스퀘어원 내 홈플러스 지점이 올해 8월까지의 임대료를 이미 납부했고, 만약 홈플러스의 운영이 힘들어질 경우에는 최대 주주인 서부T&D에서 지하층을 책임 임차한다는 합의도 이뤄진 상태다.
신한서부T&D는 최근 "홈플러스와의 임대차계약 해지가 불가피할 경우 서부티엔디가 홈플러스 면적까지 책임 임차하는 것으로 협의를 완료했다"고 공지한 바 있다.
서부T&D는 내부적으로 다른 마트 체인을 유치하는 것으로 '플랜B'를 세워두고 있으며, 쇼핑몰 내 입점이라는 스퀘어원의 특성상 유치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서부T&D는 최근 분기 4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다른 4개의 리츠가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신청 이전부터 이미 대부분 손실을 내고 있던 것과는 큰 차별점이다.
홈플러스 남현점(케이비사당)·평촌점(케이비평촌)·강서점(제이알제24호). 울산동구점(대한제21호)을 보유한 다른 4개의 리츠는 총수입 중 홈플러스 임대료 비중이 98~99%에 달할 정도로 홈플러스의 각 지점에만 수익을 의존하고 있다.
남현점을 담은 케이비사당리테일리츠는 가장 최근의 분기 보고에서 1억6천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공시했고, 그 이전 6개월간(2024년 5월~10월)에는 7억6천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케이비평촌은 작년 상반기 2억2천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다만 하반기에는 6천800만원의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강서점의 제이알제24호는 작년 6~11월의 반기 동안 30억6천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울산동구점의 대한제21호는 최근 분기에 1억3천만원의 이익을 냈지만, 미수 임대료 2억1천100만원을 공시했다.
신한서부T&D가 차별화된 자산 구성을 이뤘지만, 주가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신청 사태에 곤두박질을 친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한 지난 4일 3,420원으로 시작한 신한서부T&D리츠의 주가는 13일 장중 2,970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서서히 반등해 전일 3,115원에 마감했다.
리츠 업계의 관계자는 "신한서부T&D리츠에 편입된 홈플러스는 대형 쇼핑몰에 입점했다는 특성 때문에 수익성에 있어서 다른 리츠와는 차별성이 있다"며 "최대 주주인 서부T&D가 리츠의 건전성과 주가 부양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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