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 동시에 자금 조달도 활발해야…기업 투명성 긍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배터리와 방산 등 국내 신성장 산업으로 떠오른 부문의 기업들이 잇따른 조 단위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 가치를 희석한다는 점에서 부정적이라는 인식이 많지만, 기업의 건전한 조달과 자본투자 기회 배분이라는 측면에서 자본시장 역할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가 제기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 신성장 산업, 조단위 유상증자…"과거와 달라…신규 투자자에 기회"
21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전날 장 마감 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3조 6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했다.
일주일 전인 지난 14일 삼성SDI가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한 후 조 단위 유상증자가 또 나온 셈이다. 특히 한화에어로 유상증자는 그 규모 면에서도 역대 국내 기업의 유상증자 가운데 가장 컸다.
이처럼 국내 기업의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해 자본시장을 찾는 발걸음을 두고 자본시장의 선진화 측면에서 주목할 필요성이 나온다.
유상증자는 새로 주식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기에 기존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면서 주가에는 부정적이다. 과거엔 적자 기업이 급하게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여러 번 사용하면서 부정적인 측면이 부각했다.
하지만 국내 신성장 산업을 대표하는 부문의 기업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을 위한 유상증자에 나서는 만큼 차별점이 존재한다는 이야기다.
한화에어로는 유상증자를 통해 시설자금 투자에 1조2천억 원을, 해외 조선업체 및 방산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에 2조4천억 원을 사용한다.
삼성SDI도 중장기 성장을 위한 시설투자에 유상증자 자금을 투입한다.
시장에서 성장 기대가 높은 기업이 신규 투자를 위한 유상증자라면 중장기 관점에서 기업과 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또한 유상증자로 고평가된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경우 건전한 가격 조정과 신규 투자자에겐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제3자 배정이 아닌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개인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가장 매력적인 종목으로 꼽으면서 "단기적 주가 하락은 피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비중을 줄이기에는 회사가 제시하는 중장기 비전이 너무나도 명확하고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증자와 그에 따른 성장 계획은 오히려 단기적이고 가시성이 좋다"며 "그간 급등한 주가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신규 투자자에게는 다시 없을 진입 기회이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캡처]
◇ 주주환원 동시에 자금 조달도 활발해야…자본시장 유출입 활성화
최근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흐름에 유상증자 역할도 주목된다.
기업이 주주에 배당금으로 자금을 환원하는 동시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양방향 자금 흐름이 활발하게 이뤄질 필요성이 제기된다.
오히려 자본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 유출입은 기업 내부 유보금을 통한 자금 지출 등보다 기업의 자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장점도 있다.
김준석 자본시장실 선임연구위원은 "기업이 성장 기회가 있을 때 자금 조달의 목적을 밝히고 유상증자에 나섰다"며 "발행주식이 늘어나면서 주가 하락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유상증자만으로 회사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은 주주환원 정책으로 자금을 들여오고 내보내는 빈도가 활발하다"며 "기업이 자본시장을 활용하는 과정에 투자 정보나 자금 사용처에 대한 정보는 투명하게 공개된다. 시장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도 유상증자 활용에 열린 입장을 나타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19일 삼성SDI의 유상증자를 긍정적으로 본다며 "시장의 니즈와 심사제도 취지에도 맞는 것이라 빠르게 일정에 맞춰 자금 조달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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