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업계 "운용 연속성 위해 필요 vs 수익률 부진시 교체 어려워"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민연금이 외부에 위탁 운용하는 펀드에서 담당자 교체가 발생하면 자금 일부를 회수한다. 최근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이 한 자산운용사에서 대규모 자금을 회수한 사례가 나오면서 운용업계 관계자들 사이에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24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은 외부 기관에 위탁해 운영하는 펀드의 책임운용역이 바뀌면 자금의 20~25%를 회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금이 위탁한 국내 주식투자 펀드 담당자가 변경돼 기존 위탁액 2조 원에서 25%인 5천억 원가량을 연금에 반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펀드 담당자는 부사장으로, 정년에 가깝게 오랜 경력을 지낸 후에 고문으로 이동했다. 위탁운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자금 규모가 대폭 커진 가운데 책임운용역 교체가 발생했고, 이례적으로 해당 규정이 발동돼 시장 안팎에선 관심이 커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러한 규정이 외부에 위탁한 펀드의 운용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고 해석한다.
통상 펀드는 담당 운용역이 달라지면, 자산 배분이나 투자 전략에 일부 변화가 생긴다. 개별 운용역의 판단에 따라 투자 조정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수익률은 대개 마이너스(-)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본다.
연금 입장에서 위탁 자산의 회수 조건을 두면서 위탁 펀드의 운용역이 운용사 내부 사정에 따라 임의로 변경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이는 운용역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라고 평가된다.
A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연금이 담당 운용역을 바꾸면 페널티를 주는 것은 운용의 연속성을 보장하려는 측면이 있다"며 "(운용역에게) 연금 자금을 운용한다는 것은 경력에 도움을 주지만, 그만큼 부담감도 크다"고 말했다.
그는 "때로는 회사의 대표가 교체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담당하는 펀드를 임의로 뺏기는 경우도 있기에 합리적인 규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규정이 반드시 수익률에 긍정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운용역을 교체하려고 해도 자금 회수에 따른 기회비용을 고려해 정상적인 조정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위탁 회수 여부가 개별 운용역으로 결정된다면 사적 이해관계에 노출되는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B운용역은 "회사별로 연금이 위탁하는 것도 있지만, 연금과 관계를 잘 형성하는 운용역이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운용 실력이 안 좋았다거나 경력이 쌓인 운용역에겐 고용 안정성을 도모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규정의) 명분은 운용 연속성이나, (운용하는 매니저가) 연금한테 더 잘하게 만든다"고 부연했다.
위탁자산에 대한 수익률 평가는 수시로 이뤄지기에 해당 규정을 통하지 않아도 운용역 교체는 가능하다.
다만 이번 사례가 장기간 펀드를 유지해도 어느 시점엔 자금이 회수될 수밖에 없는 점을 보여주면서 규정상 보완 장치가 마련될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연금은 담당자 교체 시 수익률을 이전보다 높게 유지하는 조건을 두고 자금 회수에 예외를 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률 조건을 지키지 못하면 자금 회수율 규모가 늘어나는 불이익을 준다.
A운용역은 "보통 정년퇴직까지 연금 자산을 위탁받아 운용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며 "(미래에셋 위탁 회수) 사례가 생기면서, 이런 경우 또 다른 예외 규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ybnoh@yna.co.kr
노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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