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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닮은 듯 다른 삼성SDI와 한화에어로의 유상증자

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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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이후 삼성SDI(파랑)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빨강)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유상증자하기 좋은 때는 언제일까. 일반주주들은 '없다'고 답할 듯하다.

한 자본시장 전문가는 "한국에서 소액주주가 횡령·배임 다음으로 싫어하는 게 유상증자"라는 말을 남겼다.

최근 두 건의 대형 유상증자가 시장을 떠들썩하게 했다. 삼성SDI[006400]가 지난 14일 2조원으로 포문을 열더니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20일 3조6천억원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

두 회사의 유상증자는 닮은 듯하면서도 달랐다.

두드러지는 차이는 유상증자를 결정한 시점의 주가다.

삼성SDI는 약 2년 전 고점 대비 70% 넘게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하던 중에 유상증자 계획을 알렸다. 유상증자 발표 직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가는 2022년 이후 1천200%, 올해에만 100% 넘게 오른 상태였다.

재무 교과서의 관점에서 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결정이 삼성SDI보다 우월하다. 유상증자는 주가가 높을 때 실시해야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면서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사의 공통점은 '유상증자가 최선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질문에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삼성SDI 주주들은 지난 19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유상증자 이전에 자산 매각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먼저 추진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삼성SDI는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15.2%, 삼성E&A[028050] 11.7%, 에스원[012750] 11% 등 계열사 소수지분을 십여년 넘게 보유하고 있다. 다른 삼성 계열사들과 비슷하게 회사채 발행을 꺼리는 정책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2월 삼성전자[005930]가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것처럼 삼성SDI도 비슷한 시도를 해야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기에 전체 주식의 5%에 달하는 자기주식을 소각 없이 수년간 보유하고 있는 점 역시 비난을 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발표 일주일 전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높은 회사로부터 한화오션[042660] 지분을 1조3천억원에 사 온 사실 탓에 비판에 직면했다. 일부 시장 참여자는 총수 일가의 주식을 현금화하기 위해 주주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 아니냐고 의심했다. 이에 한화그룹 측은 두 거래가 별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이 유상증자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행위다. 애초에 주식을 상장하는 목적 가운데 하나가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원활하게 조달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유상증자는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만큼 다른 대안을 모두 검토한 뒤 마지못해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 '총수만 좋은 유상증자'라는 의혹을 해소하는 데 성공했는지는 기존 주주의 유상증자 청약률에 나타날 것이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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