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헌법재판소가 24일 탄핵소추에 대해 기각 결정을 하면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즉시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하게 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7일 만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는 짐을 내려놓게 됐다.
하지만 야5당이 부총리를 향한 심판론을 꺼내들어 탄핵소추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경제 콘트롤타워'인 기재부는 되레 위기의 수렁으로 빠져들게 될 지 우려하고 있다.
내수와 수출, 고용 등 주요 경제 지표가 둔화하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가 임박한 상황에서 실제 탄핵소추가 이뤄져 직무가 정지될 경우 중심을 잡아야 할 리더의 부재에 따른 경제 운용 불확실성은 커질 것이란 지적도 있다.
헌재가 이날 한덕수 총리의 탄핵소추를 기각하면서 한 총리는 직무에 바로 복귀한다. 이에 최 부총리는 자연스럽게 '권한대행' 직무를 내려놓게 된다.
최 부총리는 정부조직법에 따라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권한대행직을 87일간 수행했다.
그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신인도 관리 등 경제 안정에 최우선으로 집중했지만, 권한대행을 넘겨받은 이후 제주항공 사태부터 산불 재난까지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서 국정 안정이라는 대통령의 역할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권한대행 기간 기재부가 소재한 세종시를 찾은 건 한 손에 꼽는다.
기재부 고위 간부들도 세종시보다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최상목 권한대행의 업무를 뒷받침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짧은 기간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지만, '대행의 대행' 체제 안에서 각종 국정현안을 챙기고, 정치권과의 갈등 상황도 대응해야 했기 때문에 경제 현안에만 집중할 수 없는 한계가 있었다.
한 총리가 탄핵 기각 결정으로 직무무에 복귀하면서 최 부총리도 경제부총리 직에 집중하고, 기재부도 평시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최 부총리의 대통령 업무를 보좌하기 위해 설치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지원단'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직원들도 '겸직' 상태에서 벗어나 본연의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부총리는 오는 4월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 참석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야당이 최 부총리를 향한 탄핵을 추진하고 있어 기재부가 새로운 비상 국면을 맞게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5당은 지난 21일 최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안을 제출했다.
12·3 비상계엄 내란 공범 행위,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마용주 대법관 후보자 미임명, 상설 특검 후보 추천 의뢰 거부 등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김용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마은혁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행위는 가장 중요한 탄핵 사유"라며 "헌재에서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고 전원일치 판결이 있었음에도 최 권한대행은 그 판결을 아직 따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헌재 판단을 행정부가 대놓고 무시하고 헌재를 능멸하는 행위에 대해 국회가 바로잡기 위해 탄핵안을 제출한다"고 부연했다.
전일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감자 가마니에서 썩은 감자를 꺼내야 하지 않겠냐"고 날을 세웠다.
박 원내대표는 최 부총리에 대해, "소신도 없고 실력도 부족하다. 무능하다는 게 증명됐는데 헌법 위배 사항도 너무 많다"며 "이런 사람이 기재부 장관이라는 이유로 자리를 유지하는 게 우리나라 경제를 위해 좋나"고 반문했다.
다만, 최 부총리 탄핵안이 본회의에서 가결된다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우리 경제의 주요 지표인 내수, 수출, 고용 등은 하강 국면에 접어들었으며,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줄줄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1%대 중반까지 하향 조정하고 있다.
대외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내달 2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추가적인 관세 조치가 발표가 예정돼 있다.
최 부총리의 직무가 정지된다면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권한을 넘겨받아 리더십 공백을 메우겠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관계 부처와 적극적인 대화와 조율이 필요한 상황에 대응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지적도 뒤따른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외교·통상·경제를 이끄는 콘트롤타워의 리더십이 무엇보다 중요한데도 민주당은 대통령과 국무총리 탄핵에 이어 기어이 경제부총리 탄핵안까지 발의했다"며 "최 대행에 대한 탄핵은 한국 경제에 대한 탄핵"이라고 규탄했다.
한편, 헌재는 한덕수 총리가 헌재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면서도 파면의 사유는 되지 않는다고 밝힌 만큼 실제로 야당이 최 부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jhpark6@yna.co.kr
박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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