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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조 손실 현대건설, 공사미수금 5조 돌파 재무부담 주시

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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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으로 인해 지난해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냈던 현대건설[000720]의 공사미수금이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리스크로 꼽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증가세에 있어 업계 최고의 신용도와 재무건전성을 자랑하는 현대건설이 어떻게 돌파할지 눈길을 끌었다.

◇ 사업현장 늘었다지만…공사 미수금 1년만에 1.7조 늘어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작년말 연결 기준 공사미수금은 5조903억원이었다.

2023년 말 공사미수금이 3조3천200억원 수준이었으나 1년 만에 1조7천703억원가량이 늘었다.

공사미수금은 공사를 진행하고 아직 받지 못한 돈을 뜻한다. 공사미수금이 늘어날수록 운전자본이 묶이게 돼 통상적으로는 재무 부담 확대로 인식된다.

공사금액이 매출액의 5% 이상인 대형사업장 중 공사미수금이 큰 현장을 보면, 국내외에서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국내 사업장 중에서는 송도랜드마크시티 A16 사업의 공사 미수금이 2천613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 테라스 현장의 공사미수금이 581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해외 사업장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시설인데, 공사미수금이 1천324억원이었고 사우디 아미랄 에틸렌 생산시설이 936억원, 우즈베키스탄 천연가스 액화 정제 시설이 893억원, 알제리 우마쉐 복합화력발전소가 478억원이었다.

공사비 청구 전 금액인 미청구공사액은 작년 말 4조6천849억원으로 2023년 말 5조3천352억원보다 6천503억원 줄었다. 하지만 2022년 말 3조7천347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많다.

미청구공사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이를 발주처에서 인정하지 않거나 예정원가를 과소 설정했을 경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사업장 중에서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큰 곳은 힐스테이트 시화호 라군 인 테라스 현장으로 1천138억원이었고, 그다음으로는 힐스테이트 더 운정 786억원이었다.

해외 사업장 중에서 미청구공사액이 가장 큰 곳은 베트남 꽝짝1 화력발전소로 3천813억원, 다음으로는 사우디 마잔 가스처리 공장 부대시설 1천836억원, 미국 현대차공장 신축공사 1천638억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1천653억원, 미국 LG배터리공장 신축공사 1천618억원 순이었다.

현대건설은 이에 대해 "공정에 따라 미수금이 잡히고 진행률에 따라 돈을 받는데, 착공하는 현장이 늘어서 미수금이 늘었다"며 "현금성자산이 충분하고 자산도 많아서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 현금성자산 5조 대응능력 우수…악화하는 지표는 부담

공사미수금 등 '못 받은 돈'이 늘면서 운전자금 부담이 늘어나는데, 원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현금흐름에 부정적 영향을 끼쳐 재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작년 3분기 사우디 마잔 프로젝트와 관련한 손실 반영에 이어 4분기에도 사우디 자푸라1 관련 추가 원가를 반영해서 플랜트 부문의 원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는 2023년 이후 국내주택 경기 저하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확대되는 가운데,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인플레이션 등으로 해외 프로젝트 원가율 역시 추가 상승하며 수익구조가 저하됐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의 작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1조2천634억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7천854억원에서 적자 전환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아직은 현대건설의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작년 말 179% 수준이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5조1천303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현금 대응력은 우수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3년 부채비율 126%와 비교해서는 악화된 수준이고 전반적인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된다.

현대건설은 작년에 대규모로 손실 반영을 하면서 비용을 털어냈고, 사우디 자푸라 현장 등 공사비 수금 조건 개선 등을 통해서 올해는 작년보다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은 프로세스를 재점검하고 공정 관리를 강화해서 수익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 슬금슬금 늘어나는 PF 우발채무…미착공 비중 높아

현대건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늘어나는 점도 재무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당장의 빚은 아니지만, PF 현장이 부실화될 경우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작년 말 별도 기준 PF 우발채무는 5조6천억원 수준으로 지속 증가세에 있었다.

현대건설 PF 우발채무 추이

[출처 : 한국기업평가]

PF우발채무 내 미착공사업 비중이 약 81.9%며 미착공사업 대부분 분양성과가 비교적 우수한 서울 지역으로 구성돼 있으나, 신규 사업 수주와 기존 프로젝트 일정 지연 등으로 신용보강이 계속 증가해온 점은 부담요인으로 분석됐다.

현재 PF 현장은 가양동 CJ부지, 가양동 이마트 부지, 힐튼호텔부지, 가산동 LG전자 부지, 르메르디앙 호텔부지 등 대규모 프로젝트가 많다.

한국기업평가는 "미착공 사업의 원활한 사업 진행을 통한 착공 전환 여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현대건설 주가는 전일보다 1.75% 하락한 3만3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현대건설 주가 차트

[출처 : 연합인포맥스]

kphong@yna.co.kr

홍경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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