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소집해 '일정 단축' 결의…'변동성 최소화' 목적
투자 위험 경고·주주 소통 노력 '추가'…금감원 중점 심사 의식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삼성SDI가 현재 추진 중인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일정을 일주일가량 앞당긴다.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급격한 주가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해 계획한 자금 조달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 19일 정기 이사회를 개최한 지 3영업일 만에 또 한 번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다. 그리고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해 증권 신고서를 자진 정정했다.
25일 삼성SDI[006400]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임시 이사회를 소집하고 '유상증자 일정 변경의 건'을 논의했다. 이 자리엔 최주선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겸직)를 포함해 이사진 7명 전원이 출석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근 열흘 사이 세 번째 열린 이사회다. 삼성SDI는 지난 14일 유증 결의를 위해 올해 첫 임시 이사회를 소집했고, 지난 19일에도 주주총회 직후 정기 이사회를 열고 최주선 사장을 대표이사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날 회의엔 김윤태 재경팀 부사장이 자리해 이사들의 안건 이해를 도왔다.
김 부사장은 유상증자 일정 변경과 관련, 이사들에게 "이차전지 업종의 대내외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증자 일정 단축으로 급격한 주가 변동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 주주 이익에 부합한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조달 금액의 변동성을 완화해 안정적인 조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배터리 산업 정책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일정을 앞당겨 변동성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가능한 기존 계획대로 조달을 마치기 위해서다.
예컨대 유럽연합(EU)이 연내 시행 예정이었던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에 따른 과징금 부과를 3년 유예하는 개정안을 발표하는 등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확대의 긴급성이 완화될 가능성이 생겼다. 해당 개정안이 확정될 경우 삼성SDI의 헝가리 공장 가동률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에 자동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는 등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도 회사가 증자 일정 단축을 검토한 하나의 배경이 됐다.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가 한국을 '민감 국가' 리스트에 추가해 미국 내에서 진행되는 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나 기술 협력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출처:삼성SDI]
다만 거쳐야 하는 절차가 많은 만큼 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진 못했다. 약 5~7일 정도다.
신주배정 기준일을 기존 다음 달 18일에서 11일로, 확정 발행가액 확정을 기존 5월 22일에서 5월 16일로, 주금 납입을 기존 6월 5일에서 5월 30일로 앞당기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오는 6월 19일 예정이었던 신주 상장을 6월 13일에 마무리 짓는 형태다. 이사진은 해당 안건에 대해 면밀한 검토와 토론을 거쳐 만장일치로 찬성 가결했다.
특히 회사 측은 이러한 내용을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자진 정정했다. 금융감독원이 삼성SDI의 유상증자를 '제1호 중점 심사' 대상으로 선정하고 면밀히 살피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됐다.
회사는 최초 제출 때보다 보고서 내용을 보완해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와 배터리 산업 동향 등에 대해 보다 정확히 알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 밝혔던 '장밋빛 미래' 외에 '우려되는 상황'도 함께 담았다. 각종 데이터를 최신 내용으로 업데이트하고, 주총에서 보여준 주주와의 소통 노력도 여전했다.
일례로 자금 조달 수단으로 금융기관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이 아닌 유상증자를 택한 배경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추가했다. 주주들은 물론, 증권가에서도 의문을 품은 부분이다.
회사는 "대규모 차입이 지속될 경우 재무 건전성이 약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을 상환 만기가 존재하는 차입 및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건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유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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