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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트럼프가 원하는 것'…상호관세 앞두고 현대·삼성 對美 보따리 푼다

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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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LG·SPC 투자까지 주목

관세전쟁 국면에서 다다익선 대미 투자·주변국 협력 고려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윤은별 기자 = 글로벌 핵심 시장인 미국에 국내 주요 대기업이 투자 계획을 속속 쏟아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삼성·LG까지 합세할 예정이다.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원하는 퍼즐이 점차 맞춰지는 모습이다.

국제무역 재편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까지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민관협력으로 트럼프 리스크를 크게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 조원태-러트닉에 이어 정의선-트럼프까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은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대미 투자 현황 및 계획을 소개하면서 현대차그룹의 210억달러 투자 계획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생산은 더욱 현지화하겠다'라는 약속을 지켰다며, 이 투자가 '메이드인 아메리카' 르네상스를 추구하는 데 있어 가장 최근의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서 투자 계획 발표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이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향후 4년간 자동차 부문 86억달러를 비롯해 부품·물류·철강 61억달러, 미래산업·에너지 63억달러의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현대제철의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58억달러)를 비롯해 현대건설은 미국 홀텍 인터내셔널(Holtec International)과 손잡고 올해 말 미국 미시건주에 SMR(소형 원전 모듈) 착공을 추진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미국 텍사스주 태양광발전소 사업권을 인수하고, 2027년 상반기 상업 운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 계열사들이 전방위적으로 행동에 나선다.

사흘 전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과 함께했다. 조 회장은 보잉과 GE 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총 327억달러의 항공기·엔진을 들여오는 계약을 맺기로 했다. 이 두 그룹의 투자 규모만 합쳐도 537억달러다. 한화로 약 79조원가량이다.

이러한 투자의 밑그림은 작년부터 조금씩 나타났다. 하지만, 투자는 의향 표출부터 수치 세부화까지 상당한 진일보가 필요하다. 그만큼 국내 대기업들의 치열한 고민이 있었다는 뜻이다. 단순히 미국 관세 때문에 단기간에 자금을 부어 미래 동력과 바꾸기도 쉽지 않다.

향후 대기업들은 미국에 투자 보따리를 더 풀 전망이다. 백악관은 삼성전자가 건조기 생산시설을 멕시코에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로 옮길 것이라고 홍보했다. LG는 멕시코에서 만들던 냉장고를 테네시로 이동시킬 방침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상공정 투자 계획을 밝혔다. 미국이 우선 투자지역으로 선정될 수 있다. SPC그룹의 파리바게트는 텍사스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자 1억6천만달러를 쓴다.

◇ 日보다 한발 늦지만, 민관협력 활발…트럼프 맞춤 전략 필요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투자 계획을 공개하고, 백악관도 이에 호응하는 이유에는 '상호관세'라는 이슈가 중요하다. 미국이 교역국의 관세율 차이, 비관세장벽, 내국세, 환율, 정책 등을 고려해 차별적으로 매기는 관세의 영향력이 강력할 수 있어서다. 대미 수출 경쟁력이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바는 심플하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으로부터 들은 바는 미국산을 많이 구매하고, 미국에 투자를 대규모로 해달라는 것이다. 전통적 외교 관계보다 실리가 우선이다. 상호관세 자체를 트럼프 대통령이 관할하기에 확실한 각인이 중요할 것으로 진단된다.

우리나라 통상 당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대비 채비를 갖췄다. 탄핵 국면이긴 하지만, 미국과의 협상은 단판 승부가 아니기에 꾸준한 접근이 필수적이다.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통상전문가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다.

산업부 고위관계자는 "기존에 우리 기업들이 발표한 투자로 우리한테 유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을 충분히 해야 하고, 개별 기업들이 검토하는 것에 플러스 알파로 미국 정부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는 민간과 합동해서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실 일본보다는 한발 늦었다.

일본은 이미 지난달에 정상회담을 통해 1조달러 투자를 내걸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정치적 혼란을 거쳐 개선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투자해야 한다면 지금이 가장 환영받을 수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의 공동 대응이 절실하다.

조성대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우리나라가 리더십 부재인 부분들이 정리되면 그 시기에 맞춰 힘을 모아서 미국과 대화와 협상을 하는 반전의 계기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더불어 "미국이 전반적으로 제조업이 약한 것은 사실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우려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다익선, 거거익선이라는 입장으로 어떤 투자, 어느 분야든 많은 투자를 바란다고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이보람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최근 국내 기업의 대미 투자는 올바른 방향으로 본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과 한국에 에너지 투자를 요구하는 것으로 보이기에 함께 대응하는 것도 좋을 수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대미 투자 발표하는 트럼프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jhlee2@yna.co.kr

ebyun@yna.co.kr

이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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