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피혜림 기자 = 홈플러스 사태를 바라보는 채권시장의 시선은 복잡하다. 대부분의 대형 기관은 투자가 제한된 'A3'급 상품인 탓에 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지만, 중소형 기관으로 넘어가면 상황이 다르다. 당장 하이일드 펀드는 홈플러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 배정 수혜를 위해 저신용등급 채권인 'A3'급 전자단기사채를 매수해왔다.
홈플러스 사태로 'A3'급 기업들의 전자단기사채는 물론 기업어음(CP) 조달까지 막히면서 관련 상품을 담았던 운용기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발행사의 차환 스케줄 및 펀더멘털을 살피면서 재투자 여부 등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눈총은 홈플러스와 더불어 신영증권으로 향하고 있다. 'A3'급 단기물 주관사로서 신영증권 역할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타 증권사의 경우 투자자의 불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에서 신영증권에 대한 실망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신영증권은 홈플러스(A3) 이외에도 오케이넥스트(A3+), 이랜드월드(A3), 동부건설(A3), 웰컴크레디라인(A3-) 등의 CP 할인기관으로 활약했다. 'A3'급 전반의 자금 경색 현상이 드러나면서 관련 단기물을 취급했던 신영증권의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다. 주관사로서 투자자 우려를 완화할 만한 각종 대처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품을 판매할 때와 달리 해당 시장에 문제가 생기자 이에 대한 피드백에는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라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판매 이후에도 책임감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발행사와 투자자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곳이다. 더욱이 저신용등급 단기물은 증권사가 누리는 수수료가 상당해 알짜 수익처로 꼽힌다. 하지만 위기 순간, 주관사로서의 책임감까진 확신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금정호 신영증권 사장은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이 자리에 와 있는 것도 몹시 화가 난다"며 "신용등급 하락을 미리 알았더라면 홈플러스 측에 발행 취소를 요구했을 것"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A3'급 단기물을 담은 투자자의 분노도 비슷할 것이다. 홈플러스와의 책임 공방과 더불어 기존 주관 상품에 대한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해 보인다.
phl@yna.co.kr
피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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