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가능성 일축…"전혀 고려도 없다"
나신평 "도입기간 길어 투자 현재 수준에서 조금 더 커지는 수준"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48조원이라는 역대급 대미 투자를 앞두고 대한항공이 유상증자는 전혀 없다며 재무 여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항공기와 엔진 도입 일정이 10년 이상의 장기에 걸쳐 있는 데다가, 작년 영업이익이 역대 2번째로 높을 정도로 현금 창출력이 월등한 점, 신규 도입 항공기의 성능을 고려한 녹색채권 발행 가능성 등이 근거로 풀이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21일 보잉, GE에어로스페이스와 미국 워싱턴D.C.에서 보잉 항공기 50대, GE 엔진 10대를 도입하기 위한 서명식을 가졌다.
이번 투자는 총 327억달러(약 48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규모다. 항공기와 엔진 일부 물량에는 추후 상황을 고려해 구매를 확정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서명식 이후 시장 일각에서는 자연스레 대한항공의 재원조달 능력을 주목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번 항공기·엔진 도입이 10년 이상의 장기 시계에서 이뤄지고, 대한항공의 상황이 최근 5~6년간 크게 개선돼 추가적인 재무 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2020년 말 634%에 달했던 대한항공의 부채비율(별도 기준)은 2023년까지 매년 감소해 202%로 떨어졌고, 작년 말에는 221.5%를 나타냈다.
항공기재 취득 등으로 순차입금이 증가해 2023년에 비해 2024년의 부채비율이 다소 상승했지만, 전반적인 재무 안정성은 여전히 우수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지난해 16조1천166억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2022년에 이어 역대 2번째로 높은 1조9천34억원을 기록했다.
이수민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대한항공은 현금 창출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현금 흐름으로 구매 비용을 충당한다면 차입금이 그리 크게 늘지 않을 수 있다"며 "도입 기간도 길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보면 투자 규모가 대한항공의 현재 수준에서 조금 더 커지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 신규 항공기 탄소배출 적어 녹색채권 발행 가능
또 이번에 도입하기로 한 보잉 항공기들은 기존 항공기들보다 탄소 배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대한항공이 회사채를 발행하더라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녹색채권을 통한 조달은 일반 회사채보다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 도입하기로 한 보잉의 777-9기는 날개가 탄소 복합소재로 이뤄졌고, 날개폭도 최대 71.8m로 기존 777 계열 항공기보다 더 길어져 연료 효율을 10% 이상 개선했다.
787-10기 역시 787 계열 항공기 중 가장 큰 모델로 현재 운항 중인 787-9보다 승객과 화물을 15% 더 수송할 수 있다. 연료 효율성도 기존 777-200보다 25% 넘게 향상됐다.
또 다른 자금 조달 방법으로는 유상증자가 있지만 현재 대한항공의 현금 창출력을 고려하면 유상증자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한 유상증자설에 대해 "안정적인 재무를 바탕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실시한 투자"라며 "유상증자는 전혀 고려도 없다"고 일축했다.
대한항공의 이번 투자 공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로 전 세계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극찬한 현대차의 31조원 투자와 더불어 대한항공이 48조원의 구매 계획을 밝힘으로써 대한항공이라는 개별 기업은 물론 우리나라가 미국으로부터 받는 통상 압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21일 열린 서명식에는 우리나라의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직접 참여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재현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계의 투자는) 미국의 신(新)정부가 들어선 이후, 정부·산업계 차원에서 새로운 환경에서 선제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서울=연합뉴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뒷줄 오른쪽 두번째)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월라드호텔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뒷줄 왼쪽 두번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뒷줄 오른쪽 첫번째), 켈리 오트버그 보잉사 회장(왼쪽 첫번째), 러셀 스톡스 GE 에어로스페이스 CEO(앞줄 왼쪽)를 비롯한 한-미 양국 정부와 기업 대표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대한항공-보잉·GE에어로스페이스 간 협력강화를 위한 서명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5.3.22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jhhan@yna.co.kr
한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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