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피혜림 기자 = 레포펀드를 운용하는 일부 자산운용사의 공격적인 여전채 매수 행태를 두고 채권시장에서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일부 운용사가 여전채를 발행하는 여전사와 사전에 발행물 인수를 두고 협의를 하고, 일부 증권사가 펀드 내 2종 수익권자(후순위) 형태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펀드가 설계되는 등 통상적이지 않은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운용사는 대규모 물량 확보를 위해 유통물보다 금리를 낮게 쳐주는 대신에 여전사는 싼 조달비용의 혜택을 얻을 수 있고,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후순위 투자자로 참여하지만 높은 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어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하지만 이러한 레포펀드의 행태는 발행물과 유통물 간 가격 괴리를 초래하고, 시장 상황이 급변해 대규모 환매가 발생할 경우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물물교환일까…'2종 수익권자 참여 ↔ 인수 수수료'
27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A 운용사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상당 규모의 여전채 발행물량을 받아 레포펀드를 운용했다.
A 운용사는 여전채 발행물량을 독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사가 채권을 발행할 경우 직접 접촉해 전액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시세보다 비싼 가격으로 채권을 사들이는데, 유통물과의 가격 차이로 발생하는 손실을 줄이기 위해 일부 증권사도 끼워 넣어 활용했다.
2종 수익권자(후순위)로 증권사를 펀드에 참여하게 하는 형태인데, 증권사는 다른 수익자보다 높은 위험을 지게 된다.
대신 반대 급부로 운용사는 인수인 형태로 증권사를 끼워 넣으면서 수수료를 제공한다.
2종 수익권자에게 손실을 일부 전가해 1종 수익자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펀드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한 구조다.
하지만 여전채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일부 기관의 발행 물량 독식에 정상적인 가격 형성이 어렵고, 다른 기관은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진다는 점에서 통상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펀드에 자금을 대는 공공기관의 경우 최종 수익자 관점에서 보면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물량 대량 확보하는 운용 주체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최근엔 A 운용사 이외에도 다른 2개 정도의 운용사가 이러한 방식으로 여전채 물량을 독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시장의 한 참가자는 "시장 왜곡에 따른 비용과 시스템 위험은 다른 참가자들도 지게 된다"며 "2종 수익권자로 들어가지 않은 증권사들은 수수료 수취 기회를 사실상 잃게 된다"고도 했다.
◇ 차등형 레포펀드 뭐길래…2종 수익권자는 20배 레버리지
레포펀드는 수익권자를 두 개로 나누는 차등형이 대부분인데, 2종 수익권자의 레버리지는 1종 수익권자의 20배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구조는 금리 인하기 초반에 인기를 끌었다. 금리인하 기대가 반영되고 시장 금리가 빠르게 내리는 시점에 수익은 레버리지만큼 배가되기 때문이다.
1종으로 들어온 투자자는 안정적 수익을 고정으로 받고, 2종으로 들어온 투자자는 초과 이익을 가져갈 수 있었다.
1종 수익권자를 채권 투자자, 2종 수익권자를 주식 투자자로 볼 수 있는 셈이다.
통상 1천억원 펀드당 2종 수익권자 규모가 50억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2종 수익권자의 레버리지는 20배로 볼 수 있다.
실제 2종 수익권자로 들어간 기관들은 높은 수익을 거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문제는 시장 흐름이 바뀔 때다.
최근 금리 인하기 중후반으로 들어서면서 수익 기회가 줄어든 데다 향후 조달금리 반등시 2종 수익권자의 리스크는 상당폭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금리가 오를 경우 2종 수익권자의 손실은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급격하게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자산운용사의 채권운용역은 "운용 자산의 금리는 고정된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조달금리가 올라 매일 매일 그만큼 손실이 쌓인다"며 "2종 수익권자는 1종 수익권자 수익도 보전해야 하므로 손실이 급격히 커진다"고 말했다.
hwroh3@yna.co.kr
노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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