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환경 변했는데…사업구조 변화는 부진"
"골든타임 끝나가…사장단, 주도적 변화 이끌어 달라" 주문
(서울=연합인포맥스) 유수진 기자 =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78주년 창립기념일에 구본무 선대회장의 8년 전 신년사를 그룹 사장단과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라"는 선대회장의 메시지가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구 회장은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며 사장단에게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LG그룹에 따르면, 구 회장은 27일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 인화원에서 올해 첫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열고, 최고경영진들과 엄혹한 경영환경 속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LG[003550]는 매 분기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여 경영 현안을 공유하는 사장단 회의를 운영하고 있다. 이 자리에선 미래 전략이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특히 이날은 LG그룹의 78주년 창립기념일이기도 했다. 이번 사장단 회의에는 LG전자[066570]와 LG디스플레이[034220], LG화학[051910], LG에너지솔루션[373220]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 30여 명이 참석했다.
사장단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에 더해 LG가 구조적 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에 대한 인식을 같이했다. 그리고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 과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구본무 선대회장의 2017년 신년사(창립 70주년)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당시도 올해와 같이 트럼프 정부 출범으로 경제 질서의 재편이 본격화되는 시기였다"며 "(선대회장께서는) 경쟁 우위 지속성, 성과 창출이 가능한 곳에 선택과 집중해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사업 구조와 사업 방식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그동안의 변화를 돌아보면 경영환경 변화는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일어났지만, 우리의 사업 구조 변화는 제대로 실행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며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니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선 구 선대회장의 신년사 내용처럼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 '진입장벽 구축'에 사업의 우선순위를 두고, 자본의 투입과 실행의 우선순위를 일치시켜야 하며, 이는 미래 경쟁의 원천인 연구개발(R&D) 역시 마찬가지"라고도 당부했다.
질책성 발언도 있었다. 구 회장은 "일부 사업의 경우, 양적 성장과 조직 생존 논리에 치중하며 경쟁력이 하락해 기대했던 포트폴리오 고도화의 모습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이런 모습이 그동안의 관성이었다"며 "절박감을 갖고 과거의 관성, 전략과 실행의 불일치를 떨쳐내자"고 주문했다.
이어 "변화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며 "골든타임은 얼마 남지 않았다"며 시급함을 재차 강조했다.
구 회장은 사장단에 주도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달라고도 당부했다. 사장단 역시 지금의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대안을 구체화하고, 단순히 '할 수 있는 것'을 넘어 '해야 하는 것'을 중심으로 실체적인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sjyoo@yna.co.kr
유수진
sj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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