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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계약자 보호' 택한 금융당국…노조·비용 '걸림돌'

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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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젠트式 구조조정' 부작용 우려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이현정 윤슬기 기자 = 금융당국이 MG손해보험 정리를 위해 '계약이전' 카드를 꺼내든 것은 청산에 나설 경우 보장 공백에 따른 각종 파장이 예상되는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서다.

여기엔 그간의 매각 무산 전례를 고려할 때 MG손보의 재매각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옵션이고, 청산의 경우 보험계약자는 물론, 보험 상실로 인한 제3자의 연쇄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작용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메리츠화재로의 매각이 최종 무산된 MG손보를 상위권 손보사로의 '계약이전' 형태로 정리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구조조정 방향성이 세팅되면서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이 MG손보의 계약이전 가능성 등을 내부적으로 분석 중인 상태다.

'계약이전'은 결국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최소한 MG손보의 보험계약자만은 구제하겠다는 얘기다.

또 보험계약자를 구제한다는 것은 경영실패 책임이 있는 MG손보의 대주주와 임직원은 제외하더라도, 결국 계약상실로 인해 초래될 직·간접적 피해만은 막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MG손보의 보험계약자는 124만명 수준이다. MG손보가 고용한 전속 설계사도 500명을 웃돈다. 보험대리점(GA)까지 범위를 넓히면 계약에 얽힌 이해관계자는 더 확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청산은 금융소비자인 계약자는 물론, 설계사와 병원, 약국, 자동차업계, 나아가 계약자의 행위로 피해를 본 제3자에게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다"며 "현 시점에선 계약이전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유일한 옵션이라고 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험권 안팎에선 계약이전 또한 쉽지 않은 방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우선 재매각·청산 대비 들어가는 비용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3년 역사 속으로 사라진 리젠트화재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파산한 리젠트화재의 보험계약은 삼성화재·현대해상·동부화재(現 DB손보)·동양화재(현 메리츠화재)·LG화재(현 KB손보) 등 5개로 이관됐는데, 매각이나 청산 대비 20% 이상의 공적자금이 더 투입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 보험사의 전직 최고경영자(CEO)는 "손해보험 계약은 생명보험보다 훨씬 복잡해 통합해 취급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특히, 복수의 보험사로 계약을 나눠 넘기는 구조라면 전산 통합 비용이 개별 업체별로 발생해 더 비효율적이다. 한 업체당 수백억원 수준의 관련 비용이 들어갈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MG손보 노조의 스탠스도 문제다.

상위권 보험사들이 MG손보의 계약을 가져갈 경우 보유한 계약에 대한 분석과 스터디가 불가피하다. 이는 사실상 매각이나 자산·부채이전(P&A)의 실사에 준하는 과정이다.

문제는 복수의 보험사가 MG손보의 계약자료를 직접 열람하고 분배를 논의하는 과정을 노조 측이 용인할 가능성은 '제로(0)'에 수렴한다는 점이다.

'복수 손보사로의 계약이전'은 결국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복수 손보사로의 P&A'와 동의어다.

앞서 MG손보 노조가 '고용승계 10%·위로금 250억원'을 제시했던 메리츠화재의 P&A 시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딜에 협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손보사들이 계약이전에 보일 태도는 마지막 변수다.

공교롭게도 현재 상위 5대 보험사들의 구성은 리젠트화재의 계약이전 당시와 동일하다.

리젠트화재의 계약이전 당시 보험업계에선 '가위·바위·보로 계약을 나눠 가져갔다'는 우스개도 나왔다. 당시엔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이전을 받아들였다는 얘기다.

투자은행(IB)업계의 고위 관계자는 "리젠트화재 당시와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며 "KB손보와 메리츠화재의 경우엔 모회사가 상장사이고, 삼성화재·DB손보·현대해상은 개별 상장사다. 이런 과정에서 MG손보를 위해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상응하는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며 "계약을 나누는 과정에서도 갈등이 커질 수 있다. 순탄치 않은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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