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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총서 최윤범 경영권 방어성공…파행에 법정다툼 불씨

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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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주' 재차 충돌…영풍 의결권 제한한 채 의안 표결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28일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개최된 고려아연[010130] 정기주주총회는 정관 개정과 이사 선임 등 대부분 의안이 최윤범 회장의 뜻대로 통과됐다.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두 달 전 임시주총과 마찬가지로 파행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의장을 맡은 고려아연이 또다시 상호주 관계를 이유로 영풍[000670]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자 영풍·MBK파트너스는 강하게 반발하며 법정 다툼을 예고했다.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출처: 고려아연]

◇ 주총 개회 2시간30분 지연…시작부터 충돌

이날 고려아연 주총은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당초 예정(오전 9시)보다 2시간30분 넘게 지난 11시34분에 의장을 맡은 박기덕 대표이사가 개회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또 인위적으로 상호주 관계를 만드는 작업을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고, 고려아연은 위임장을 확인하는 데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표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25.4%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이날 주총 개최 직전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장외에서 영풍 지분을 추가로 취득해 지분율이 다시 10% 이상으로 높아졌고, 이에 따라 상법상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적용된다는 주장이었다.

영풍·MBK는 거세게 반발했다.

영풍을 대리하는 이성훈 케이엘파트너스 변호사는 영풍이 이번 거래와 관련한 아무런 통지를 받지 못했으며, SMH가 영풍 주식을 추가 취득한 시점도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 측 고창현 변호사는 당초 주총 개최가 예정된 오전 9시 이전인 오전 8시 54분에 SMH 주식 취득 관련 잔고증명서가 발급됐다면서 주식 입고는 그보다 더 전이라고 받아쳤다.

고창현 변호사는 "상호주가 형성됐다고 본다"며 "이견이 있다면 주총 이후 법적 분쟁으로 가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주총 운영은 회사와 의장이 담당하는 것이다. 의결권을 인정할 수 없는 것으로 의사결정했다"고 밝혔다.

영풍 측 이성훈 변호사는 주총 결의를 연기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으나, 고려아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후 주총 진행 도중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영풍·MBK를 지지하는 주주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노조원들과 관계자들이 주총장 밖에서 대기하고 있다. 2025.3.28 [공동취재] cityboy@yna.co.kr

◇ 정관 개정·이사 선임 대부분 최윤범 회장 뜻대로

영풍의 의결권을 완전히 제한한 채 고려아연은 의안 표결에 돌입했다.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19인 이하) 설정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배당기준일 변경,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 변경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특히 이사를 무더기로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하려던 영풍·MBK 입장에서는 이사 수 상한이 도입된 것이 뼈아팠다. 당초 구상보다 고려아연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는 시점이 크게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리선출 가능한 감사위원 수를 확대하는 정관 개정안은 찬성률이 특별결의 요건에 살짝 모자라는 65%에 그치며 부결됐다.

이어서 표결한 이사 선임 의안도 최윤범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분리선출하는 감사위원을 포함해 최윤범 회장 측은 6인, 영풍·MBK는 3인의 이사를 선임했다. 강성두 영풍 사장과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번에 고려아연 이사회에 진입했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은 최윤범 회장 측 15인(4인 직무집행정지), 영풍·MBK 4인으로 재편됐다.

주주총회 퇴장하는 강성두 사장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강성두 영풍 사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총회장을 나오고 있다. 2025.3.28 [공동취재] cityboy@yna.co.kr

◇ 영풍·MBK "자본시장 오점" 비판…법적 대응 예고

영풍·MBK는 이날 오후 3시30분 넘어 주총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배포해 "주주의 기본권마저 박탈된 고려아연 주총은 자본시장의 수치이자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총 결과에 대해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임시주총 때도 상호주를 이유로 의결권 행사를 제한당했던 영풍은 이후 주총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에서 승소하며 판을 뒤집었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이날 정기주총에 앞서 영풍이 사전적으로 법원에 신청한 의결권행사허용 가처분이 전날 기각됐기 때문이다.

영풍이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을 100% 자회사인 유한회사 와이피씨에 최근 넘긴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는 영풍이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의결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주총에서 통과된 이사 수 상한 정관 개정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이사회 정원이 차 있어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의 빈자리만 채울 수 있어서다.

이사를 해임하기도 쉽지 않다. 이사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 사안인데, 최윤범 회장 측이 우호 세력을 포함해 30~35% 안팎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혼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고려아연과 영풍 주가는 각각 8.7%, 3.2% 하락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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