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아닌 결제 기준…증권사별 합산·네팅 방식 혼재로 착시
금감원 통계는 시차 커…"수치 매몰 말고 추세 파악에 활용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직접 투자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시장 점유율(M/S) 경쟁에 대한 관심도 커졌지만, 현재 주로 활용되는 예탁결제원 자료로는 정확한 순위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탁원 자료는 거래 시점과 차이가 있는 결제 기준인 데다 증권사마다 결제금액 집계 방식(매수·매도 합산 또는 순매수·순매도 네팅)이 달라 점유율 계산에 착시를 일으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 발간한 '해외주식 점유율 산정에 관한 소고'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히며 예탁원 자료는 절대적 수치보다 점유율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는 보조지표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혜진 연구원은 "해외주식 거래대금을 가장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곳은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이지만 데이터 공시까지 시차가 매우 크다"며 "최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예탁결제원 숫자를 활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탁원 자료는 '거래대금'이 아닌 '결제금액' 기준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해외주식 거래는 국내 투자자→국내 증권사→해외 증권사(브로커)→해외 거래소 순으로 주문이 이뤄지고 역순으로 체결돼 국내 증권사가 예탁원에 매매 결제를 지시하는데 실제 매매 시점과 결제 시점 간 차이가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증권사들이 예탁원에 보고하는 결제금액 산정 방식이 통일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박 연구원은 "일부 증권사는 매수·매도 금액을 합산해 보고하지만 일부는 매수·매도를 상계처리(네팅)한 순매수 또는 순매도 금액을 보고한다"며 "당사 커버리지 증권사 중에서도 2곳은 합산, 3곳은 네팅 방식으로 결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팅 방식은 증권사가 해외 브로커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낮다. 합산 방식으로 결제하던 증권사들도 점차 네팅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이처럼 기준이 혼재된 결제금액으로 점유율을 산정하면 특정 증권사의 점유율이 과대 계상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점유율 산정 초반에는 상위 5개사의 점유율 합계가 100%를 훌쩍 넘기도 했다"며 "절대적인 수치에 매몰될 필요는 없고 흐름을 파악하는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네팅 결제 증권사가 많아질수록 예탁원 지표의 신뢰성은 하락할 수밖에 없다"며 "해외주식도 결제 기준이 아닌 거래대금 기준 지표가 시의성 있게 공시되면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이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키움증권은 자체 기업설명(IR) 자료에서 매수·매도 주문을 상계처리한 차액 기준으로 분모를 기재하고 분자에는 매매 금액을 합산한 총 거래액을 자사 실적으로 기재해 점유율 부풀리기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키움증권은 점유율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아니라 자금 흐름을 보여주려는 목적이라고 해명했다.
대신증권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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