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국내 주식시장에서 1년 6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된 가운데, 다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조치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쏟아냈다.
31일 주요 외신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공매도의 귀환을 환영하고 있다며 IB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익명의 한 IB 이사는 "우리는 한국 규제당국의 공매도 거래를 위한 전산 시스템을 구축하라는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해왔다"며 "우리는 이 순간을 기대하고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금지돼 왔기 때문"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대부분 IB들은 우리나라 공매도와 악연이 깊다. 금융위원회는 2023년 11월부터 이달까지 글로벌 IB 전수 조사에 나서 총 13곳의 공매도 규제 위반을 확인했고 총 8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골드만삭스는 역사적으로 공매도 활동이 외국인 투자자의 회전율과 강력한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공매도 재개로 전체 공매도 활동의 약 70%를 외국인 투자자가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시장 효율성과 가격 발견이 개선돼 잠재적인 추가 수익('+α', 플러스알파)의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IB들은 공매도 재개로 우리 증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에도 바짝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해 우리 증시의 MSCI DM 지수 편입은 다시금 불발됐다.
당시 MSCI는 "한국에서 2023년 11월 전면적인 공매도 금지 조치가 다시 시행됐다"며 "해당 금지 조치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규칙의 급격한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탈락 배경을 설명했다.
존 권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규제 변경으로 향후 또 다른 공매도 금지가 시행될 가능성이 줄어들게 됐다"며 "MSCI DM 지수 승격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고 밝혔다.
믹소 다스 JP모건 아시아주식 전략가는 "공매도 금지령 해제로 전반적인 유동성이 늘어나고, MSCI가 외국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개선하라고 촉구한 만큼 한국이 신흥국에서 선진국 시장으로 업그레이드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우리 증시는 올해 6월 MSCI DM 지수 편입에 다시 도전한다.
또 공매도를 앞두고 하락세를 보이는 주요 주가지수들에 대해서도 일시적인 현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7일부터 이틀 연속 하락한 뒤 이날 장중에도 낙폭을 3% 넘게 확대했다.
다스 전략가는 "공매도 재개가 시장에 그렇게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며 "최근 가격 하락은 금요일 미국 주가 움직임과 관세 관련 뉴스에서 이어진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싱가포르의 이호민 수석 거시경제 전략가는 "공매도 금지 해제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여전히 고무적인 진전"이라며 "특히 소형주 부문에서 시장 유동성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맥쿼리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가치주는 성장주를 능가할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가 전체 시장에 중립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가치주는 성장주에 비해 공매도의 타깃에서 벗어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은 방위·조선 산업 주가가 과열되면 공매도 세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과 미국 정부의 조선 분야 활성화 정책으로 주가가 급등한 것을 염두에 둔 판단이다.
홍콩 BNY의 위 쿤 총 아시아태평양 시장 전략가는 "코스피가 올해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주가지수 중 하나였지만 공매도 재개로 인해 한국 주식의 하락 위험이 커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이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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