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경쟁 부담, 산업 신뢰 제고' vs '소비자 신뢰 깨져, 설계사 생존 문제도'
금융당국, 내달 추가 설명회 후 5월 규정 개정 시작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보험 판매수수료 선지급이 보험 모집 시장에서 불건전 영업행태를 유발하면서 경쟁을 줄이기 위해 수수료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판매 수수료 개편안을 추진하자 보험업계에서는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들의 소득 감소 및 보험 판매 위축 등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 설명회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중 2차 설명회를 진행한 뒤 오는 5월부터 규정 개정에 착수할 방침이다.
◇과도한 판매 수수료에 건전성 부담…해외선 수수료 공개
금융연구원과 보험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 보험모집시장에서는 보험계약유지율과 판매자에 대한 신뢰가 모두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
손해보험사의 계약유지율은 13회차 87%, 25회차 72.4%, 37회차 62.5%, 61회차 42.7%로 점차 낮아지고, 생명보험사의 경우도 회차별 80.7%에서 63.2%, 56.1%, 40.0%로 집계됐다.
이는 주요 선진국 대비 15%~35%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또한 소비자들은 보험산업에 대한 평가를 부정적으로 하는 배경에 모집 수수료에 대한 반감과 계약관리 소홀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과도한 판매수수료 선지급이 격화되면서 부당 승환, 잦은 설계사 이직 등 불건전 영업 행태가 유발되고 있다"며 "과도한 수수료 경쟁은 보험료 인상과 보험사 건전성 저해 등으로 이어져 판매 수수료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 뉴욕주의 경우 보험 선지급 수수료 한도를 설정하고, 보험사로부터 수취하는 판매 수당을 계약자에게 고지하는 규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일본은 금융서비스 중개업자에 수수료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호주는 모집종사자가 받을 수수료 사항을 상품설명서에 공시하기도 한다.
김동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모집 수수료의 단순 공개는 의도치 않은 효과를 내포할 가능성도 있다"며 "소비자의 이해 수준을 높이고, 판매자의 전문성 및 윤리 강화, 수수료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판매수수료 공개와 관련해 "글로벌 기준에서 이해 상충 가능성으로 보수 구조의 공개가 필요하다고 명시하는 만큼 주요 국가들도 이에 상응하는 감독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보험과장은 "계약 유지관리를 통해 만족도를 높이고 설계사의 계약 유지 유인을 높이는 인센티브 구조가 가능하다"며 "유지가 된다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고, 단기적으론 유지가 안 되면 소득 감소가 나오는 양면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노영후 금융감독원 보험감독국장 또한 "설계사분들은 과거에 공개하지 않던 것을 설명해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보험산업의 신뢰 제고 및 규모 확장과 소비자 보호 강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권 "수수료 공개 부작용 더 커"…GA업계 "생존권 달린 문제"
금융당국이 보험 판매 수수료 개편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우선 업계에서는 판매 채널에서의 단기적인 소득 감소를 우려했다.
이에 선지급 수수료 지급 기간이 종료되면 유지관리 수수료를 수취하는 것이 아닌, 다른 계약을 통해 단기간 소득을 높이는 모집 형태가 나타날 수 있고, 모집 수수료 외 추가 수당인 시책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또한, 은행·증권·카드 등 타 업권에서는 직접적인 수수료 공개를 하지 않아 형평성 문제가 있을 수 있고, 이미 상품별 수수료 산식이 복잡한 만큼 정확한 수수료 범위와 산출 방법을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GA 업계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라며 수수료 공개 방안에 대해 비판했다.
김용태 GA협회장은 "이미 경영상 불이익이 불가피했던 1,200% 룰과 차익거래 방지 룰도 협조했는데 이번 개편은 업권 생존에 타격을 준다"며 "28만 GA 설계사의 비중과 역할을 고려해 깊이 있게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판매수수료가 이연되면 신입 설계사들이 일자리를 포기할 것"이라며 "판매 수수료는 부가 보험료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소비자 권익 증대를 위해 부가보험료 체계 전체를 공개하는 식으로 도움 주도록 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 GA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공개로 전체 시장 신뢰가 깨질 가능성이 높은데, 상품 판매가 줄어들 수 있다"며 "보험 수수료를 공개하는 것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과장은 "비교 추천했을 때 몇 군데 GA를 보니 쏠림 현상이 심했다는 의문에서 시작했다"며 "비교 추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결론에서 고민하다 보니 나온 방안으로 세부적인 건 태스크포스(TF)에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노 국장 또한 "개편의 규모가 크고 걱정이 많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정보 비대칭은 당국의 개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ylee3@yna.co.kr
이수용
sylee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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