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아버지는 갚고, 세 아들은 빌린다. 예고에 없던 파격적인 주식 증여로 각종 '승계 논란' 잠재우기에 나선 한화그룹 오너일가 이야기다.
첫 문장에서 빠진 목적어는 '주식담보 대출'이다. 이번 증여 및 수증 대상인 ㈜한화 주식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빌리는 돈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동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보유 중인 ㈜한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왔다.
현재 시중 은행 등 4개 금융기관에 주식 973만6천주를 맡기고 1천55억원을 빌린 상태다. 모든 대출엔 질권도 설정돼 있다. 전체 보유 주식 1천697만7천949주(보통주 기준) 가운데 57.34%가 담보로 제공된 상태란 뜻이다.
이번에 세 아들에게 나눠주려는 주식은 보유 주식의 절반에 육박한 848만8천970주다. 이후 남는 주식은 848만8천979주로, 현재 담보로 묶여있는 주식 수에 미치지 못한다.
이는 김 회장이 오는 30일 계획대로 증여하려면 그 전에 일부 대출금을 상환하는 등 계약을 손봐야 한다는 의미다. 증여 '예정'인 주식 중 일부에도 질권이 설정된 상태기 때문이다.
이에 김 회장의 주식 증여 공시에는 "증여 이행 전 일부 주식에 대한 질권 설정 계약을 해제할 예정"이란 내용이 명시됐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반대로 세 아들은 김 회장이 넘겨주는 ㈜한화[000880] 주식으로 증여세 마련에 나선다. 마찬가지로 금융권에 담보로 맡기고 대출을 일으키는 형태다.
한화그룹에 따르면, 삼 형제가 납부해야 하는 증여세는 약 2천218억원이다. 이달 4일부터 31일까지의 ㈜한화 주가(종가) 평균치로 계산한 값으로, 실제 증여가 이뤄지는 다음 달 30일 기준 전후 2개월 주가 평균 가격으로 최종 금액이 결정될 예정이다.
일단 예상치인 2천218억원을 세 아들 몫으로 나눠보면 김동관 부회장 951억원,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과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부사장은 각 634억원으로 산출된다. 장남 김 부회장은 수증 주식 수(363만8천130주)가 동생들(242만5천420주)보다 50% 많아 증여세도 1.5배 납부한다.
세 사람은 기존에 근로소득 등으로 보유하고 있던 현금에 ㈜한화 주식을 활용한 차입을 더해 증여세를 마련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증여세 규모가 각자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이들이 100% 주주로 있는) 한화에너지 자금을 끌어오거나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삼 형제 역시 ㈜한화 주식을 활용한 대출이 처음은 아니다. 필요할 때마다 각자 대출을 일으켜 활용해 왔다.
특히 보유 주식 중 일부(각 34만3천주)는 지난 2023년 모친 서영민 여사 별세에 따른 상속세 분할 납부를 위해 종로세무서에 공탁한 상태다. (산업부 유수진 기자)
sjyoo@yna.co.kr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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