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밴드 ±50bp 제시…수요 잡겠단 의지 확고
[출처: 연합뉴스 자료 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김학성 기자 =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고려아연(AA+)이 회사채 발행을 재개한다.
평소라면 일상적인 재무활동이지만 이번은 사정이 다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정기 주총서 영풍·MBK의 경영권 도전을 물리친 직후이기 때문이다.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할 경우 시장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회사도 금리 밴드를 타 발행사 대비 넓히는 등 최대한 많은 투자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준비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3일 목표로 최대 7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하고자 수요예측을 준비 중이다. 발행은 11일 목표로 하고 있다.
트랜치는 2년과 3년으로 각각 2천억 원씩 조달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이 흥할 경우 최대 7천억 원 증액 발행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은 금리 밴드로 'AA+' 등급 민평에서 ±50bp를 제시할 예정이다. 대개 수요예측 시 ±30bp 정도로 설정되는데, 그보다 넓은 밴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투자자 수요를 잡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달 자금은 공개매수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지난해 10월 약 1조8천억 원에 달하는 자사주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금융기관으로부터 조 단위로 차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에 회사채를 발행하고자 했지만, 당시 경영권 관련 분쟁이 이어졌던 터라 금융감독원의 권고로 이달 초로 일정이 연기됐다.
발행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만 해도 수요를 모으는 데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곤 했다.
고려아연 경영권을 두고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과 영풍·MBK파트너스 간 분쟁이 지난해 9월부터 이어졌던 터라 관련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지난달 28일 열렸던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이사 수 상한 설정과 사외이사 이사회 의장 선임 등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특히 이사 수 상한으로 영풍·MBK가 당장 장악할 가능성이 크게 줄었고, 이사회 구성 역시 최윤범 회장 측 15명, 영풍·MBK 측 4명으로 재편됐다. 사실상 최윤범 회장 측이 승기를 잡았다.
게다가 최윤범 회장 측의 지분이 30% 이상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사 해임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이사 해임은 특별 결의가 요구돼 주총 출석 주식 중 3분의 2 이상 동의해야 한다.
영풍·MBK 측은 주총 이후 "영풍의 의결권 제한으로 인해 왜곡된 정기주총 결과에 대해서 즉시항고와 효력정지 등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고 법원에서 왜곡된 주주의 의사를 바로 잡고자 한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차입금 급증도 부담 요인으로 꼽혀왔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사주 9.85% 취득에 1조8천200억 원의 자금이 소요되면서 재무부담이 확대됐다"며 "경영권 분쟁 관련 추가적인 자금 유출 여부와 신사업 및 주주환원정책 관련 의사결정 변동 여부, 이에 따른 사업·재무적 영향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차환 발행으로 이자 부담 등을 덜어내고 차입구조 장기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일례로 지난해 10월 발행한 1조 원 규모의 사모채 이자율은 6.5%에 달한다. 3년물 기준 'AA+' 등급 민평 금리는 지난 31일 기준 3.046%다.
IB 업계 한 관계자는 "금리 밴드를 넓혔다는 건 그만큼 수요를 모으겠다는 발행사 의지가 강하다고 볼 수 있다"면서 "금리 밴드 상·하단을 다 넓혀둬 흥행한다면 그만큼 금리가 낮아질 수 있는데, 명목상 오버 50bp를 써도 일단은 받겠다는 뜻이니 투자자 입장에서도 나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joongjp@yna.co.kr
hskim@yna.co.kr
정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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