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미국의 25%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은 국내 증시 전반에 충격을 주는 동시에 업종별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대미(對美)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관련 부품주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직면한 반면, 방위산업과 조선 등 일부 업종은 다른 성장 동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피해주 대표 주자 '자동차·부품·배터리'…수출 전반 '먹구름'
증권가가 이번 25% 관세 부과의 최대 피해 업종으로 일관되게 지목하는 분야는 단연 자동차 및 관련 부품, 2차전지다.
미국은 한국 자동차의 최대 수출 시장 중 하나다. 25%의 고율 관세는 즉각적인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져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 감소를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든 완성차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소비자가격 상승으로 인한 전기자동차(EV) 수요 감소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완성차뿐만 아니라 부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타격권에 놓였다.
현대모비스, 만도 등 부품사와 미국 완성차(GM 등) 업체에 납품하는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고객사의 판매 부진에 따른 연쇄적인 실적 악화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자동차 외에도 철강, 가전, IT 하드웨어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수출 주력 품목 전반이 관세 부과에 따른 비용 증가와 경쟁력 약화라는 이중고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수혜주는 방산·조선…'네카오'도 기대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일부 업종은 관세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거나, 다른 모멘텀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방위산업은 대표적인 '상대적 선방' 기대주로 꼽힌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관세의 타깃 중 하나가 방위비 분담 압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산업인 '우주/국방'은 오히려 모멘텀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향 탄약 수요 강세와 미국의 동맹국 역할 강화 요구는 국내 방산업체에 구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조선업 역시 미국의 대중국 견제 강화에 따른 반사 수혜 기대감이 남아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중국 조선소의 수익 창출을 차단하려 할수록 선주들이 한국 조선소로 발주를 전환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 있다"며 "중국 발주 물량의 일부만 한국으로 우회해도 엄청난 잔고 증가를 기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AI 수요 등으로 인한 글로벌 전력 수요 급증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인터넷 플랫폼(네이버, 카카오)도 수혜주로 꼽혔다. 미국의 자국 빅테크 보호 움직임이 국내 규제 완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호 관세를 빌미로 각국의 플랫폼 규제를 협상 카드로 내밀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플랫폼법 완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플랫폼 정책 기조 변화가 국내 플랫폼 판도를 크게 바꿀 것으로 예상하면서 "규제가 완화되며 멀티플이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향후 시장 관심은 실제 관세 부과 이후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과 한미 간 협상 과정에 집중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목표가 단순 관세 부과가 아닌 협상을 통한 수단일 수 있다며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율이 조정되거나 특정 품목이 제외될 가능성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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