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이고 투명한 성과야말로 ETF의 장점"
"과도한 분배금, 투자자 수익에 도움 안 돼"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창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윤병호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장은 ETF의 본질을 내세웠다.
국내 운용사 간 ETF 점유율 경쟁에 시선이 쏠리고, 조바심이 날 법한 상황에도 윤 본부장은 투자자의 수익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직관적이고 투명한 성과를 내는 ETF의 장점으로 '진정한 승부'를 내겠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3일 윤병호 본부장은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ETF 시장에서 나타나는 분배금 경쟁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ETF 분배금은 주식의 배당금처럼 운용 과정에 발생한 배당이나 이자 등 고정적 수익을 투자자에게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윤 본부장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선의의 경쟁은 필요하지만, 분배금 경쟁이 과도해지면 오히려 장기적인 투자 성과를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분배율이 높아질수록 운용 측면에서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만일 지나치게 높은 분배율이 설정되면, 재투자를 통한 장기적인 수익 기회를 훼손하기 때문이다. 분배금은 직전 주가를 기준으로 계산하기에, 주가가 하락하는 국면이라면 약속된 분배율을 유지해도 분배금은 줄어든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식이 부진한 상황에도, ETF 매월 분배율은 1% 넘게 지급하는 상품(연간 10% 후반대)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고분배율은 장기적으로 분배금이 소멸할 위험도 있다.
윤 본부장은 ETF 운용 보수 인하를 넘어, 분배금 경쟁은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적어도 운용 보수 인하로 투자자는 이익을 보지만, 지나친 분배금 경쟁은 투자자 수익에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윤 본부장은 "만일 은퇴한 투자자와 같이 주기적인 현금 흐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분배금이 커지면 재투자 기회가 사라진다"며 "무리하게 분배금을 만들 때 ETF 손익에 부담을 주는 거래의 위험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업계 선두를 다투는 ETF 부문의 '새얼굴'로 불과 한 달도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윤 본부장은 외적인 성장보다 책임운용 원칙에 맞게 경쟁하겠다는 생각이다.
윤 본부장은 "ETF의 분배금은 투자하는 시장 상황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돼야 한다"며 "TIGER ETF는 직관적이고 투명한 성과를 유지하면서 적정한 분배금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윤 본부장은 미래에셋운용에만 15년 가까이 근무했다. 주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커버드콜과 타깃 볼, 절대수익형 등 다양한 전략의 펀드를 운용해왔다.
지난달 전략ETF본부를 이끌게 된 만큼 그동안 기관 투자자 위주인 투자 기회를 개인 투자자에게도 제공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최근 개인 투자자의 미국 대표지수 ETF 투자 열풍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투자 비중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지만, 여전히 미국 시장은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의 핵심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윤 본부장은 "점차 많은 투자자가 해외 투자를 경험하면서 국내 투자를 글로벌 투자의 일부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상대적인 투자 매력에 따라 메인 코어(핵심)는 해외 투자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최근 미국 성장주의 집중 투자 전략은 흔들리는 만큼, 투자자들은 대표 지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내 증시와 중국 증시로 투자 범위를 넓힐 필요성도 제기했다. 이에 맞춰 윤 본부장은 적합한 ETF 전략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윤 본부장은 "보조 전략으로 국내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이나 중국의 성장성이 있고 해외 투자 매출이 나오는 기업을 포트폴리오에 담는 것을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윤 본부장은 ETF 시장에서 기본기를 강조하면서, 합리적인 보수와 투명한 성과로 경쟁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 본부장은 "ETF 시장이 발전하면서 상품이 점점 복잡해지는 경향이 있다"라며 "기존 상품과의 차별화를 추구하다 보니, 직관적이고 투명한 성과가 ETF의 중요한 장점인데, 그 장점을 잃어버린 상품이 종종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ETF의) 본질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투자자의 수익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TIGER ETF는 저렴한 보수와 적정한 분배금을 유지하면서 투자자 중심의 상품을 지속해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노요빈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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