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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SK㈜ 자사주와 상법 개정 반대하는 최태원

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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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

[출처: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달 25일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분으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상법은 경제 쪽에서 보면 헌법과 비슷한데, 그걸 바꿔서 새 국면으로 들어가자는 게 (지금) 적절한 타이밍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의 수장이자 서열 2위 재벌의 총수로서 최 회장은 이 같은 반대 의견을 정부에 전달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일 정부로 이송된 상법 개정안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기업인들은 상법이 개정되면 이사들을 상대로 하는 소송이 급증해 정상적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만 이사의 충실의무는 일상적 경영활동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최 회장이 상법 개정에 반대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지 않나 살펴보게 된다.

유력한 후보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지주사 SK㈜[034730]의 막대한 자사주다.

지난해 말 기준 최 회장의 SK㈜ 지분율은 17.9%다. 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해도 25.5%에 그쳤다. 총수 일가와 국민연금 외에 5% 이상 지분을 가진 다른 주주가 없긴 하지만, 최 회장의 확고한 지배력을 보장하는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여기에 현재 3심이 진행 중인 이혼소송도 최 회장의 지분율을 흔들 수 있는 변수였다.

혹시 모를 지분 경쟁에서 최 회장이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자사주다. 우호 세력에 자사주를 넘겨 의결권을 되살리면 손쉽게 상대방을 따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SK㈜의 자사주 비율은 25% 안팎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미래에셋증권[006800]과 1~2위를 다툰다.

미소각 자사주에 대한 최 회장과 일반주주의 이해관계는 다르다. 최 회장 입장에서는 든든한 안전판이지만, 일반주주에게는 지분 희석을 가져올 수 있는 할인 요인이다.

상법이 개정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가 포함되면 지배주주가 지배력 강화를 위해 자사주를 임의로 처분하기가 어려워질 수 있다.

현행 상법에서도 지배권 분쟁 시 지배주주를 위해 자사주를 처분하는 것이 정당한지를 두고 판례가 엇갈린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명문화해 회사의 자산을 모든 주주에게 공평하게 사용할 것이 강제되면 방향은 명확해진다.

[출처: 연합인포맥스]

막대한 자사주 물량 탓에 SK㈜의 주가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SK㈜는 2025년 주가 200만원을 달성하겠다고 2021년 3월 발표했는데, 전날 종가는 목표치의 6.3%에 불과한 12만6천600원이었다. 미소각 자사주가 적었다면 주가는 더 높았을 것이다.

SK㈜는 올해부터 강화된 규정에 따라 지난달 사업보고서를 공시하면서 자기주식보고서를 함께 첨부했다. 자사주를 보유한 목적은 "주가 안정 및 주주가치 제고, 임직원 보상"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로서는 소각 및 처분 계획이 없지만 "향후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한 경우 검토해 실행할 수 있다"고 했다.

해당 자기주식보고서를 승인한 지난달 7일 이사회에 대표이사인 최 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산업부 김학성 기자)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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