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 결정을 내리자 용산 대통령실에 걸렸던 대통령 상징인 '봉황기'가 내려졌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대통령실 정문 앞에 태극기와 함께 게양된 봉황기를 내렸다. 이날 헌재가 11시 22분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지 20여분 만의 일이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는 1천61일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이날 헌재가 내린 파면 선고 효력은 즉시 인정된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3일, 지난해 12월 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지 111일 만에 대통령직을 상실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헌재에 출석하지 않고, 한남동 관저에서 선고를 지켜봤다.
하지만 다수의 여야 의원들은 헌재를 직접 찾아 선고 결과를 기다렸다.
국민의 힘에서는 나경원 의원을 비롯해 윤상현·유상범·박덕흠 의원 등이 헌재의 선고 결과를 확인하고는 굳게 입을 다문채 헌재를 나섰다.
반면 이날 헌재를 찾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장 정청래 법제사법위원장은 헌법과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언급했다.
정 위원장은 "완벽한 논리로 퍼펙트하게 윤석열을 파면했다"며 "민주주의의 적을 민주주의로 물리쳐준 국민과, 헌법의 적을 헌법으로 물리친 헌재의 역사적 판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는 국회 당대표실에서 헌재의 선고를 지켜봤다.
국민의힘 측 분위기는 침통했다.
선고 직전까지 5대 3, 4대 4 등 다양한 선고 전망이 쏟아지며 기각과 각하에 대한 시나리오가 점쳐졌던만큼, 이날 헌재의 만장일치 결정에 크게 실망한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비공개 비대위 회의를 열었던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전 10시40분께부터 헌재의 선고 결과를 대기했지만, 파면한다는 주문이 발표되자 일부 당직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터져 나왔다는 후문이다.
파면 선고 직후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권 비대위원장은 "헌재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겸허하게 수용한다"며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 민주당이 국회를 장악한 상황에서 반복된 의회 폭주와 정치적 폭거를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 점을 반성한다"고 말했다.
입장문 발표가 끝나고 권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질의응답 없이 굳은 표정으로 원내대표실로 향했다.
이어 열린 의원총회에서도 탄식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는 새 출발의 의지를 다지며 조기 대선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두 달 후면 대선이다. 시간이 촉박하지만 절대로 물러설 수 없다"며 "져서는 안되는 선거다. 승리를 위해 우리부터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표정관리를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박찬대 원내대표, 김민석·김병주·이언주·송순호·전현희·한준호·홍성국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 인사들은 당 대표실에서 헌재의 선고를 함께 지켜봤다.
헌재의 주문 낭독이 이어지는 22분 동안 일찌감치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예상할 수 있었지만, 어떤 환호도 없는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헌재의 선고 이후 3분여간 이어진 입장 발표에서 이 대표는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줬다"며 "현직 대통령이 두 번째로 파면된 것은 다시는 없어야 할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이며, 저 자신을 비롯해 정치권 모두가 깊이 성찰하고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야당 내 손꼽히는 대권 주자들은 조기 대선을 향한 메시지를 내 놓기도 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페이스북에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결론'이라며 헌재의 결정을 환영했고,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국민적 에너지를 모은 경제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파면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정치, 경제, 사회 분야의 대개조에 착수하자"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관계자들이 봉황기를 내리고 있다. 2025.4.4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xy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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