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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이모저모] '탄핵 D-데이' 널뛰기…이제 '헌법' 덮고 '경제' 펼까

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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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4월 4일, 대한민국 금융시장은 약속이나 한 듯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만 바라봤다. 새벽 공기를 가르며 재판관들이 한 명, 두 명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마저 실시간 속보의 대상이 될 정도였으니, 그야말로 온 나라의 신경이 재동에 곤두섰던 하루였다.

이런 숨 막히는 긴장감 속에서 우리 증시도 평소 따르던 경제 지표나 해외 소식은 잠시 잊은 듯했다. 오직 '정치'라는 거대한 파도에 코스피와 환율은 하루 종일 정신없이 흔들렸다.

특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입이 열리는 순간, 시장은 숨죽였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나올 때마다 인용의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선반영이 되었을까 아니면 이제 시작일까" 하는 살 떨리는 질문이 투자자들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실제로 환율과 코스피 움직임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코스피는 미국발 찬바람에 하락 출발했지만, "혹시 인용되면 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저가 매수세가 슬금슬금 유입되며 헌재 선고 시작과 함께 2,500선을 향해 힘을 내는 듯했다.

달러-원 환율 역시 탄핵 인용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장중 1,430원까지 쭉 미끄러졌다(원화 초강세). 마치 불확실성 해소의 축포를 미리 쏘아 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파면'이라는 두 글자가 선고되는 순간, 시장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기대감에 부풀었던 코스피는 '뉴스에 팔자'는 격언처럼 순식간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2,440선까지 곤두박질쳤고 1,430원까지 내려갔던 환율도 낙폭을 줄이며 1,430원대 후반으로 올라섰다.

증권가에선 "결국 탄핵 자체가 기업 실적을 바꾸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자'는 심리적 요인이 컸다는 분석이 뒤따랐다.

시장의 관심은 곧바로 다음 스텝으로 향했다. 대선 테마주들이 요동쳤다.

선고 전 잠시 고개를 들었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종목들은 파면 결정 이후 차익 실현 매물에 힘을 잃는 모습이었고 반대로 여권 잠룡들의 이름표를 단 종목들은 불기둥을 뿜어냈다.

김문수 장관 테마주인 평화홀딩스는 상한가로 직행했고 오세훈 시장, 한동훈 전 대표 관련주들도 급등했다.

이런 정신없는 와중에 키움증권 트레이딩 시스템이 또다시 말썽을 부린 건 투자자들의 속을 썩였다.

키움증권의 시스템은 이틀 연속, 그것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다. 주문이 먹통이 되자 키움증권 고객 게시판은 "신뢰가 무너졌다"는 원성으로 들끓었다. '리테일 강자'라는 명성에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날의 엄청난 트래픽은 증권가를 넘어 일상까지 흔들었다. 트래픽 폭증 여파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마저 8분가량 멈칫하는 소동도 빚어졌다.

이런 혼돈 속에서도, 증권가에서는 이제 비로소 '헌법 공부' 대신 '경제 펀더멘털'이라는 본연의 과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안도감이 조심스레 피어오른다.

다만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탄핵이라는 안개는 걷혔어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라는 더 무거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당분간 주식 시장은 큰 반등이 어려울 수 있지만 오히려 금리 인하 가능성 때문에 채권 시장에는 온기가 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 나라의 시선이 재동으로 향했던 하루.

널뛰는 지수와 환율, 답답했던 키움증권 트레이딩 시스템, 트래픽 폭증에 버벅였던 국민 메신저 속에서 금융시장은 그야말로 숨 가쁜 하루를 보냈다.

숫자 대신 정치가, 분석 대신 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던. 그리고 예상치 못한 기술적 문제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애를 태운, 유난히 길었던 하루로 기억될 듯하다.

이제 금융시장은 헌법전을 덮고 다시 경제 데이터와 씨름해야 할 시간이다. (증권부 이규선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헌법재판관

kslee2@yna.co.kr

이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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