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이규선 기자 = 미국 증시가 관세 리스크 부각으로 침체 공포에 휩싸이면서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 증시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간밤 뉴욕증시는 미·중 상호 관세 부과 현실화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3대 지수가 일제히 5% 이상 폭락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는 아시아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밀리며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고 일본 닛케이 225 지수 역시 8% 이상 급락하며 불안감을 반영했다.
국내 증시에서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했던 작년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처음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엔캐리 자금 이탈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작년 8월에는 미국 고용지표 충격과 일본은행(BOJ)의 예상 밖 금리 인상이 맞물리며 엔화 약세에 베팅했던 투기적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 역시 엔캐리 청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관세'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더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원은 "엔캐리 청산은 시한폭탄과 같다"며 "작년 8월 이후에도 캐리 수요는 꾸준했기에 청산될 물량은 잠재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에는 단기 투기 자금의 영향이 컸다면, 지금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와 BOJ의 긴축 전환 기대가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관세라는 재료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변수로 투자 심리가 극도로 취약한 상황에서 훨씬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엔캐리 트레이드의 핵심 동력인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스프레드)는 연초 대비 크게 축소됐다.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데이터(화면번호 6533)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과 일본 국채(JGB) 10년물 간 스프레드는 최근 2.8%p 수준으로 좁혀졌다. 작년 10월 고점 4.14%p 대비 크게 축소된 레벨로,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시장에 남아있는 엔캐리 포지션 규모를 정확히 추산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미국 증시 조정이 추가적인 캐리 청산을 촉발하고 이는 다시 증시 하락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캐리 자금의 실제 규모와 청산 속도가 불확실해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승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시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과 함께 증시 급락 시 연준이 완화적 스탠스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 이른바 '연준 풋(Fed put)' 작동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화 강세가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작동할 수 있다"면서 "이는 지난해 8월 경험했듯이 기술주 중심의 투매 현상을 촉발해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인포맥스
kslee2@yna.co.kr
이규선
ks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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