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채권시장은 새벽에 발표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시작 시점 지연 소식을 반영하며 장기 구간 위주로 약세 압력이 가해질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예상보다 강한 상호관세 정책으로 우리나라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시장을 받쳐줄 새로운 외국인의 자금 유입을 올해는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이날 새벽 FTSE러셀은 WGBI 편입 관련 최종 리뷰 결과, 우리나라 국채의 실제 지수 편입 시작 시점을 기존 올해 11월에서 내년 4월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최종 편입 완료 시점은 내년 11월로 종전과 동일하지만, 올해 내 지수 편입이 시작되지 않는다는 점 자체가 채권시장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보인다.
우선 당장 올해 역대급 국고채 발행을 소화하고 있는 채권시장의 수급상 압박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
그간 빠르면 하반기부터는 WGBI로 인해 새로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물량 부담을 다소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는데, 그 기대 자체가 뒤로 밀리게 되면서 지금 당장 영향력이 축소됐다.
이에 더해 조기대선과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수차례 혹은 대규모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적자국채 발행을 바라보는 시각이 이전보다 더 무거워질 수밖에 없게 될 듯하다.
다만 기획재정부는 이로 인해서 국채 금리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는 흐름은 안전자산 선호 등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WGBI 편입 연기로 금리가 갑자기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외국인은 최근 한달 간 12조원이 넘는 국채를 순매수했는데, 국고채 30년물 지표물인 25-2호가 2조9천억원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더 나아가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불안이 편입 연기로 이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기도 한다.
그간 WGBI 편입이 결정된 이후 편입 시점이 미뤄진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WGBI 편입 계획이 조정되긴 했으나, 투자인프라 이슈로 편입 기간만 1년에서 3년으로 연장된 바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은 대통령 탄핵 이후 다소 축소됐다고 평가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충격파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어서 한국 국채를 바라보는 외국인의 시선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울 듯하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로 인해 달러-원 환율이 과도한 레벨까지 진입하는 것 아닌지도 우려되고 있다.
전일에는 1,473.20원에 마감하면서 정규장 종가 기준으로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뛰었고 간밤 연장거래에서는 1,479원에 진입했다.
부담스러운 환율은 금통위의 금리 인하를 제약하는 요인이 된다. 지난 1월에도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통위는 고환율에 동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특히 1,470원 수준의 환율은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과도하다고 평가했던 레벨이다.
간밤 미 국채 금리는 장기금리를 중심으로 약세 분위기가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9일부터 중국에 총 104%의 관세가 부과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공포 심리가 팽배해졌다. 상호관세는 이날 오후를 기점으로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간밤에는 '리스크 오프' 장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경기침체 공포로 위험회피 심리가 고조돼 증시가 하락했음에도 장기금리는 오히려 더 높아졌다.
전 거래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4.1bp 내린 3.7300%, 10년물 금리는 11.1bp 급등한 4.2980%로 나타나, 커브가 스티프닝됐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지난 7일에는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며, 일중 변동폭이 30bp를 훌쩍 넘긴 바 있는 등 이틀 연속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장기금리에 대한 주목도가 더욱 높아질 듯하다.
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이 촉발한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로 미국 자산에 대한 투자 매력 자체가 떨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간밤에는 미 국채와 증시, 달러화가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장'이 연출되기도 했다.
특히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수입물가에 영향을 주는 유가가 연일 급락하면서 배럴당 60달러선도 무너졌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12달러(1.85%) 떨어진 배럴당 59.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는데, 이는 4년여만의 최저치다.
한편, 전일 밤에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트럼프 대통령과 첫 통화를 진행해, 관세와 조선, 방위비 등을 논의했다.
통화 이후 공개된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 대행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맞서지 않고 협상할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이 중국·일본과 협력해 미국의 관세 정책에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런 대응이 한중일 3국,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에 이익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개장 전 기재부는 3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정오경 한국은행은 3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공개한다.
오후 중에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 연설이 진행된다.
(경제부 시장팀 기자)
jhson1@yna.co.kr
손지현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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