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애플(NAS:AAPL)의 글로벌 생산 인프라를 미국으로 옮기길 원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에 대규모 제조 기반 시설을 이동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4%의 관세를 9일부터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주식 시장은 또 한 차례 급락했고 애플의 주가는 거의 5% 하락했다.
애플의 경우 아이폰의 90%가 중국에서 생산 및 조립되고 있어 중국에 고율 관세가 부과될 경우 아이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애플이 제조 전략을 전면적으로 바꾸도록 강제하는 것은 악수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만약 미국 행정부가 고율 관세를 통해 미국 내 생산을 강요한다면 미국에서 제조된 아이폰은 약 3천 5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아이폰 가격은 약 1천 달러 수준이다.
그는 "미국 기술 기업들이 이런 (고율 관세) 현실에 직면한다면 기술 산업 전체의 판도가 수십 년 동안 부정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디판잔 차터지 애널리스트는 "제조 기반과 공급망을 바꾸는 일은 엄청난 비용이 들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정말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는 확신이 없다면 쉽게 착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기자회견에서 아이폰의 미국 생산 여부에 대한 질문에 "다들 아시다시피 애플은 미국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했다"며 "만약 미국이 해낼 수 없다면 그렇게 큰돈을 쓰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애플이 투자하기로 한 5천억 달러에는 '제조업'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텍사스에 인공지능(AI) 서버를 조립하는 단일 제조 공장과 차세대 제조업 아카데미(미시간) 설립, 미국 내 반도체 연구 및 생산 확대, 그리고 애플TV+ 콘텐츠 제작비 등 다양한 분야가 포함돼 있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의 미국 제조가 가능하겠으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미 금융평가기관 DA 데이비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일부 제품의 제조를 미국으로 옮기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5∼10년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제조 자동화와 특정 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면, 미국도 중국과 대만이 가진 제조 능력을 일부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관세 대응이 급선무인 만큼 애플은 초고율 관세에 따른 리스크 관리와 트럼프 행정부 달래기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포레스터의 차터지는 이어 "내가 애플 경영진이라면, 사업 모델에 가장 타격이 적은 선에서 미국 내 일부 생산을 시도해보고 '우리가 이렇게 했다'고 보여줄 수 있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며 현실적인 조언을 덧붙였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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