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홍콩H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은행권의 공모펀드 판매를 더욱더 위축시키고 있다.
핵심성과지표(KPI)에 들어가는 펀드 판매 실적이 변경되고 관련 판촉이 줄어들면서 결과적으로 은행의 비이자이익도 감소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 연합인포맥스 금융권역별 판매현황(화면번호 5323)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은행의 주식형 공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586만4천412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만656개(5.3%) 줄었다.
같은 기간 증권사의 주식형 공모펀드 판매 계좌 수는 236만4천702개에서 229만5천395개로 6만9천307개(2.9%)만큼 감소했다.
이에 따라 은행의 주식형·혼합주식형 공모펀드 판매 계좌 비중은 지난해 2월 20.33%에서 올 2월 18.51%로 1.82%포인트 축소됐다. 증권사의 0.82%포인트 대비 감소 폭이 높은 모습이다.
은행에서 1년 사이 주식형·혼합주식형 펀드는 16조1천억원에서 14조5천억원으로 1조6천억원(10.3%)가량 잔액이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 잔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하나은행(4천800억원)이고 국민은행(3천700억원), 신한은행(2천100억원), 우리은행(1천2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은행권의 채권형 펀드 잔액은 1년 사이 12조1천억원에서 21조8천억원으로 80% 넘게 증가했다.
채권형 펀드는 금리인하기와 맞물려 은행권에서 판매 계좌 수가 1년 사이 31만5천856개(9.9%) 늘어나 주식형 펀드(33만개)의 감소분에 대응됐다.
펀드의 감소분에 비례해 주식형 특정금전신탁이 늘어나며 투자자들은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더 관심을 키우기도 했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주식형 공모펀드 잔고가 1년 사이 3천700억원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주식형 신탁은 3천억~4천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가운데 공격형 펀드의 판매량 감소에는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초부터 홍콩H지수 연계 ELS에 대해 은행 등 주요 판매사 검사에 나서자 은행에서는 손실 배상안이 마련됐다. 이러한 기류 속에 은행 프라이빗 뱅커(PB) 지점 등에서 ELS뿐 아니라 공격형 펀드인 주식형 펀드에 대해서도 위축세가 이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감원에 접수된 금융 민원은 11만6천338건으로 전년(9만3천842건) 대비 24% 늘었다.
특히 은행 민원은 압도적인 증가세를 기록했다.
은행에서는 연간 2만4천43건의 민원이 접수돼 전년(1만5천680건) 대비 53.3%나 늘었다. 금융투자업계의 민원 증가율(14.7%) 대비 높고 전체 증가세도 2배를 웃돌았다.
민원 건수는 은행의 H지수 ELS 판매량에 비례하는 경향성이 나타났다.
은행권의 H지수 ELS 판매 규모는 KB국민은행이 8조1천972억원으로 가장 높았는데, 민원 건수도 3천237건으로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 1천421건(2조3천701억원 판매), NH농협은행은 1천977건(2조1천310억원), 하나은행은 1천108건(2조1천183억원) 등 판매량과 비례한 수준의 민원이 접수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리인하기에 채권형 펀드에 집중했던 것도 맞지만, ELS 사태 이후 주식형 펀드에 대한 추천이 위축되고 있는 것도 맞다"며 "펀드에 대한 KPI도 위축된 실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연초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의 소개영업 실적이 KPI에 반영되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밝힌 만큼 공격형 펀드에 대한 위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은행에서 사모펀드 사태로 판매 위축이 된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주식형 공모펀드에 대한 판매도 기피가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자산운용업계 공모펀드 시장이 더 침체하고 은행의 비이자이익도 감소할 수 있는 점으로 이어진다.
ELS 판매 위축으로 은행의 특정금전신탁 수탁고 규모는 올 초 103조원 수준으로 지난해 초(119조원) 대비 13% 넘게 줄었다.
거기다 통상 채권형 펀드의 판매보수는 주식형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낮기 때문에 은행의 판매 펀드 잔액이 늘어도 수익은 정체되는 '착시'가 일어날 수 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많은 펀드 상품 중 ELS도 KPI에 들어가는 평가 지표였는데, ELS 사태 이후로 전반적으로 변화했다"며 "이제 동력을 잃고 펀드 판매에 대해서도 직원들한테 더 팔라고 얘기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TV 캡처>>
smhan@yna.co.kr
한상민
smhan@yna.co.kr
함께 보면 도움이 되는
뉴스를 추천해요
금융용어사전
금융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