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리·마이리얼트립·엘박스' 효자 포트폴리오…엘박스엔 최근 팔로우온
(서울=연합인포맥스) 양용비 기자 = SV인베스트먼트가 최근 불황인 플랫폼 기업에 추가 투자를 단행하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부분의 플랫폼 기업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 열기가 냉각하는 분위기에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엔 인공지능(AI) 법률 서비스 플랫폼 기업 엘박스에 추가 투자를 단행했다. 명품 커머스 기업 발란 등 플랫폼 스타트업의 부실 경영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과감한 행보라는 평가다.
11일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SV인베스트먼트는 엘박스 시리즈C 투자라운드에 50억 원을 투자했다. 2022년 11월 50억 원을 투자한 이후 진행한 팔로우온(후속투자)이다. 현재까지 총 100억 원을 투입했다.
2019년 설립된 엘박스는 판례 검색 서비스 '엘박스'로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국내 첫 법률 AI 서비스인 '엘박스 AI', 수행사건 기반 변호사 검색 서비스인 '엘파인드'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현재 법률 AI 에이전트 사업까지 전개하고 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처음 투자할 당시 엘박스의 목표는 판례 데이터 축적이었다. 목표대로 국내 최대 수준으로 판례 데이터를 쌓을 수 있었다. 엘박스가 모은 판례 데이터는 2023년부터 진행한 법률 AI 에이전트 사업의 기반이 됐다.
오탁근 SV인베스트먼트 상무는 "현재 변호사의 60~70%가 엘박스 서비스를 활용해 락인 효과가 크고, 실적 지표가 가파르게 개선하고 있다"며 "2022년 투자 때보다 기업가치가 높아졌음에도 오히려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고민은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최근 플랫폼 불황에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던 건 '성장 포트폴리오' 덕분이다. 에이블리와 마이리얼트립 등 패션·여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플랫폼 기업에 투자하면서 알짜 플랫폼 기업을 선별하는 역량을 갖췄다.
2021년과 2022년 두 차례에 걸쳐 200억 원을 투입한 에이블리는 최근 중국 알리바바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면서 자본시장의 시선을 끌었다. 알리바바는 신주와 구주를 섞어 투자했는데 구주에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의 가치를 인정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에이블리에 처음 투자했던 2021년은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들이 붐을 일으키던 시기다. 발란이나 지그재그, 뉴넥스(구 브랜디) 등의 기업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던 때다.
당시 에이블리는 개인 추천화 서비스에 AI를 도입했다. 의류 분야에 도입한 개인 추천화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면서 거래액이 빠르게 불어났다. 적자가 누적되긴 했지만, 패션 플랫폼 시장을 신속하게 장악했다.
오 상무는 "알리바바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이 추가로 에이블리에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 슈퍼앱을 운영하는 마이리얼트립은 SV인베스트먼트가 총 130억 원을 투자했다. 엔데믹이 임박해 여행 수요가 증가가 예상된 2022년 6월 50억 원을 마이리얼트립 구주에 투자했고, 이듬해 12월 신주에 80억 원을 추가로 베팅했다.
SV인베스트먼트는 여행 플랫폼 기업인 마이리얼트립이 코로나19 팬데믹을 슬기롭게 대처한 경영 역량에 주목했다. 팬데믹으로 해외여행이 막히자 마이리얼트립은 제주도 여행 상품을 빠르게 기획해 위기에 대응했다.
이에 오 상무는 "개인 맞춤형 여행 서비스 상품을 제공하는 마이리얼트립은 설립 때부터 주목하고 있었다"며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 위기가 왔지만, 여행 상품 피버팅을 통해 극복하는 것을 보면서 경영 역량이 뛰어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SV인베스트먼트 투자 이후 마이리얼트립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22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892억 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엔 첫 연간 흑자도 달성하면서 내실 성장 기업이라는 수식어도 얻게 됐다.
ybyang@yna.co.kr
양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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