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일본은행(BOJ)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쇼크'로 경기 시나리오를 재검토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경제 성장률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금융정책 정상화라는 기본 노선은 유지하려는 방향"이라며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엔저 시정'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분석했다.
우선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열리는 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금리 인상 기대는 사라졌다.
관세 충격이 시장을 강타한 가운데 이번 회의의 초점은 '경제·물가 정세 전망 보고서'의 향후 전망과 다음 금리 인상 시기로 맞춰지고 있다.
◇日 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 예정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4일 의회에 출석해 "이번 자동차 관세와 상호 관세 도입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및 물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 경제와 일본 경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바클레이즈 증권의 바바 나오히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BOJ가 이번에 2025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5% 수준으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 성장률 하향 조정을 "BOJ가 '잠재성장률' 수준인 약 0.5%에 그치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금융정책 정상화 노선은 유지될 것이고 더이상 추가적인 하향 조정은 어렵다"고 봤다.
우에다 총재도 의회에서 외부 상황에 따라 경제·물가 전망을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으나 너무 급격한 하향 조정은 금리 인상 노선 자체가 동결된다는 메시지로 해석될 우려가 있다.
◇관세의 물가 영향은 불투명
BOJ가 금리 인상 기조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는 현재 뚜렷한 '물가 하락 시나리오'를 상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우에다 총재는 국내 물가에 대해 "상하 다양한 메커니즘이 작용할 수 있어, 현시점에서 일괄적인 평가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기 둔화는 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이지만, 고율의 관세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혼란을 겪으면 기업의 비용이 증가해 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도 있어서다.
특히 곡물과 같은 식료품 가격 급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는 여전히 중요한 상황이다.
올해는 임금 상승이 물가를 웃도는 '실질 소득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가르는 중요한 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하기도 했다.
◇환율 이슈가 정책 카드로 부상
미일 간 관세 협상에서 환율 문제가 새로운 카드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최근 "관세, 비관세 장벽, 통화 문제, 보조금 문제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기대한다"며 환율 문제도 협상의 대상임을 분명히 했다.
만약 미일 양국의 통화 당국이 '엔저 시정'에 합의해 실제로 엔화가 강세로 전환된다면 BOJ는 금리 정책에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엔저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이 잘 진행되지 않고, 미국이 BOJ의 금융정책 자체에 관심을 돌린다면 상황은 전혀 달라진다. 미국 측이 엔저 시정을 위한 핵심이 BOJ의 금리 인상이라고 여기게 될 수 있어서다.
매체는 "관세 충격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면서 실질적으로는 조기 금리 인상 기대가 후퇴한 상황"이라면서도 "관세를 바로잡기 위한 협상 때문에 BOJ는 오히려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해야만 하는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 그만큼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syyoon@yna.co.kr
윤시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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