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린 진전이 행동주의 촉발…韓 행동주의는 덜 공격적"
"여성 이사 증가세 정체…다양성 높이려는 자발적 노력 없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학성 기자 = "법적으로 요구되는 거버넌스 체계는 갖췄지만, 한국 기업 이사회의 감독 및 견제 기능에 대한 의심은 여전하다."
"주주 행동주의의 증가는 202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의결권 자문기관 ISS는 지난달 발간한 '2025 톱 거버넌스 & 스튜어드십 트렌드'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유수의 기관투자자를 고객으로 둔 ISS는 글래스루이스와 더불어 전 세계 의결권 자문 시장 점유율 97%를 차지하고 있다. 두 곳 가운데 ISS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출처: ISS]
ISS는 이번 보고서에서 한국의 기업들이 주로 소수의 지배주주, 주로 창업자 가족에 의해 지배된다고 진단했다.
또 이사회 의장의 90% 이상이 여전히 사내이사이고 이 가운데 77%가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ISS는 창업자 가족이 이사회 통제권 양보를 꺼리고, 그 결과 기관투자자의 영향력이 강한 글로벌 비교기업 대비 독립적이지 않은 거버넌스 구조가 형성됐다고 봤다.
이어 한국에서 이사회 장악과 자본 배분을 둘러싼 의미 있는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여러 이해관계자가 거버넌스로 인한 기업가치 할인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ISS는 "느린 진전은 상당한 주주 행동주의를 촉발했으며, 이런 추세는 2025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ISS는 주주와 기업 간의 갈등이 표면화하기 전에 주주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증가했다고도 짚었다. 주주총회가 몰리는 3월 외에 상시적 주주 관여가 늘어날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풀이됐다.
ISS는 "한국에서 주주 행동주의가 증가하고 있지만, 헤지펀드와 기관투자자가 일상적으로 경영진에 도전하는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밝혔다.
아울러 ISS는 한국 기업 고위직에 여성 비율이 낮은 점도 지적했다.
ISS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이사 수는 2023년부터 7%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며, 대부분은 학계와 법조계 인사였다. 여성 경영진 비율은 5% 미만이었다.
ISS는 "한국에서 여성 이사 수 증가는 정체됐다"며 "기업들이 법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만 채우고 자발적으로 이사회 다양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ISS는 문화적·구조적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hskim@yna.co.kr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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